생일을 맞이한 주요 기업들이 차분한 기념일을 보낸다. 요란한 행사 대신 창업정신을 되새기며 100년 기업으로의 영속성을 다지기 위함이다.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은 삼성은 지난달 22일 기념일 당일 별도의 행사를 열지 않았다. 대신 사내 방송을 통해 ‘다이나믹 삼성 80, 새로운 미래를 열다’라는 제목의 7분 분량의 특별 동영상을 방영했다.
이 영상은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의 어록을 통해 창업정신을 살피는 내용을 담았다. “사업 자체가 국민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 국가에 도움이 돼야 한다. 경영 합리화 해야 된다. 인재 제일이다”라고 당부한 일화나 1983년 반도체 사업을 진출하며 “삼성의 이익만 생각한 것이 아니라 국가적 견지에서 한 것”이라는 발언 등 ‘사업보국’의 가치를 되새겼다.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도 영상에 등장해 “변화를 위해서는 우리 임직원들의 마인드셋, 일하는 방법 이런 것들을 지금 다시 한번 변신해야 될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100년 삼성’에 대비한 변화와 상생을 주문했다.
특히 상생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23개 삼성 계열사들은 창립기념일을 전후로 한달간 집중 봉사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올해 창립 51주년을 맞이한 롯데도 조용한 기념일을 보냈다. 롯데는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 오디토리움홀에서 황각규 부회장의 기념사와 근속사원 시상식 등 20여분의 조촐한 내부행사로 기념식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창립기념일 ‘50주년 뉴 비전 설명회’를 열고 기념일 전날 롯데월드타워 일대에서 약 11분 동안 3만여발의 화려한 불꽃축제를 개최했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풍경이다. 이는 신동빈 회장이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중인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달 31일 13번째 생일을 맞은 GS그룹은 별도의 기념행사를 열지 않았다. 올해 창립 71주년인 LG그룹도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평소와 다름없는 기념일을 보냈다. 대신 LG그룹은 4월 둘째 주 금요일에 일제히 휴무를 가질 방침이다.
포스코는 올해 창립50주년을 맞아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사업다각화 방침을 밝혔다. 포스코는 인프라분야는 건설·에너지·트레이딩, 소재분야는 리튬을 중점적으로 키워 새로운 50년 역사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또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바이오분야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지난 1일 60번째 생일을 치른 KCC도 지난 60년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사사 발간으로 기념행사를 대신했다. 검소하게 기념일을 보내자는 정몽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KCC는 건축자재사업과 도료사업을 필두로 첨단부품과 소재분야 등으로 먹거리를 확대해 100년 기업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오는 8일 창립 65주년을 맞이하는 SK도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그룹 최고경영자들 20만~30만 경기도 용인 SK아카데미에 모여 간단하게 행사를 치른다. SK그룹은 모태인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 창립일인 4월8일을 그룹 창립일로 삼아 기념해왔는데 올해는 창립기념일이 일요일이라 6일에 행사를 열기로 했다.
SK그룹은 창립 60주년이었던 2013년 그룹 차원의 기념식을 진행했고 이후에는 최고경영진만 모이는 간단한 행사만 해왔다. 올해 행사에서 SK 경영진들은 고 최종건 창업주와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뜻을 기리고 100년 기업으로의 각오를 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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