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임한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징역 24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국민 전체의 자유·행복·복리 증진에 행사할 의무가 있다"며 "그런데도 사적 친분이 있는 최순실씨와 공모해 기업들에 재단 출연을 요구하는 등 기업의 재산권과 경영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에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지원금을 적극 요구하고 롯데와 SK에도 뇌물을 요구하는 등 최씨와 공모해 받거나 요구한 뇌물 총액이 230억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런 범행이 밝혀지면서 국정은 큰 혼란에 빠지고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 결정으로 대통령 파면 상태까지 왔다"며 "이에 대한 책임은 헌법에 부여된 책임을 방기하고 국민에 부여된 지위와 권한을 사인(私人)에게 나눠준 박 전 대통령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럼에도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범행을 모두 부인하면서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며 "최씨에게 속았다거나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해 책임을 주변에 전가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함부로 남용해 국정을 혼란에 빠트리는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박 전 대통령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이날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18개 혐의 중 16개를 유죄로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은 ▲774억원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 ▲삼성 정유라 승마 지원 및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롯데·SK 면세점 청탁 관련 제3자 뇌물수수, 요구 ▲현대자동차·롯데·포스코·KT·그랜드코리아레저(GKL)·삼성·CJ 등 개별 기업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공무상 비밀누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등 18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27일 열린 박 전 대통령의 결심 공판에서 유기징역 최고형인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