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저임금 일자리가 줄어드는 시대에 사회적경제기업의 고용은 늘어났다. 서울시 사회적경제기업은 2016년 매출액이 5년 전보다 169% 늘어난 1조9600억원, 고용창출 규모는 66% 증가한 1만9769명이 됐다.
사회적경제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운영되는 기업 및 조직을 말한다. 수익 및 이윤 발생 시 재투자함으로써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등 공익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시장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2007년에는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됐고 2010년 마을기업육성사업,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 등이 이어지면서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됐다. 서울시는 2011년 일자리창출과 지역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목표를 수립했고 2013년에는 서울시사회적경제기업센터를 설립해 사회적경제기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특성상 ▲사회적기업(일자리 제공형, 사회서비스 제공형, 지역사회 공헌형 등 지역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생산, 판매, 서비스 등 영리활동을 하는 기업 및 조직) ▲예비 사회적기업(사회적기업 인증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 요건을 갖춘 기업) ▲협동조합(함께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며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오래 일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동체) ▲마을기업(지역 주민이 수익사업으로 공동의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공동체 이익을 효과적으로 실현하는 마을 단위 기업) ▲자활기업(저소득층 주민들이 지역자활센터의 자활근로사업으로 얻은 기술을 활용해 생산자협동조합이나 공동사업자 형태로 운영하는 기업) ▲소비생협(나와 이웃과 지구를 살리는 윤리적 소비를 위한 소비자생활협동조합) 등으로 구분된다.
사회적기업의 사례로 아름다운가게(성동구)가 있다. 이곳은 중고물품의 재사용을 도모하는 업체다. 사회적으로 폐기물처리를 줄여 생태적이고 친환경적인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 필자도 아름다운가게에서 중고물품을 구입한 적이 있고 지난해에는 가족들 옷과 가정용 물품 일부를 정리해 박스에 담아 기증했다. 전화를 하면 정해진 날에 찾아와 가져가기 때문에 편리하다. 기부영수증을 발행해주므로 연말정산에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지구촌사랑나눔(구로구)은 국내 최대 규모의 이주민 지원 NGO로 130만명 이주민들의 인권신장과 복지를 위해 운영된다. 1992년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노동상담과 쉼터, 급식소 운영으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4년에 세계 최초로 외국인노동자 전용 무료병원을 설립했다. 의료보험 혜택을 못 받는 외국인노동자, 다문화가정, 탈북자, 이주민 극빈층 등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막대한 운영비가 들어 한때 폐쇄 위기를 맞았는데 지금은 후원금과 자원봉사 의료진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자바르떼(은평구)는 2004년 서울·인천·안산지역의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신나는문화학교로 시작한 이후 지역 문화예술교육 활성화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4월11일에는 은평시민대학 갈현동 문화예술캠퍼스 2018년 1학기를 개강해 매주 월요일 교육을 진행 중이다. 지역 행사와 축제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지역아동센터, 지역주민센터, 복지관 등에 예술인들이 찾아가 창작 및 문화예술 체험을 도와준다.
트래블러스맵(은평구)은 대안여행 전문가를 양성하고 함께 사회적과제를 해결할 인재를 육성한다. 국내외 공정여행 상품 개발 및 판매, 대안학교 로드스꼴라를 운영한다. 에듀머니(성북구)는 취약계층에게 가정 경제교육, 개인재무관리컨설팅을 해준다. 가정 경제 관련 지식과 정보를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출판, 언론 등의 매체로도 생산한다. 2009년 서울시 저소득 가구 금융재무컨설팅사업을 시작했으며 2013년에는 서울시 가정경제 희망찾기 재무컨설팅 협약을 체결했다.
판촉 및 인쇄물 전문기업인 그린주의(중랑구)는 2006년 장애인 표준사업장, 클린사업장으로 선정됐다, 김현미 대표는 우리나라 최초 사회적기업학과 석사 및 박사 출신이다. 2014년 하남시에 복사용지 생산공장을, 2015년 고양시에 인쇄 직접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비장애인이 장애인 동료들과 일을 하므로 속도와 정확도 면에서 효율이 떨어지지만 비장애인은 장애인들과 함께 지내면서 자신의 현재에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환경친화적 재제조 토너카트리지 생산업체인 심원테크에서도 장애인과 취약계층 직원이 함께 일한다. 서울시 우수사회적기업(공동브랜드 ‘더 착한 서울기업’)이며 조달청 우수제품을 생산한다.
사랑의 자전거(동대문구)는 방치된 자전거를 수거해 재활용자전거를 만든 후 국내외 소외계층에게 전달한다. 자전거 수리소, 대여소 등 위탁운영과 자전거 관련 교육도 진행한다. 지난해는 한국 기후환경 네트워크로부터 받은 지원금으로 수거한 자전거부품을 활용해 폐지 줍는 어르신을 위한 손수레를 제작했다. 행복도시락(중구)은 결식이웃에게 무료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하고 취약계층에게는 조리와 배송 등의 과정에 참여하게 해 일자리를 제공한다.
◆사회적기업 경쟁력 높여줘야
사회적경제기업에는 협동조합이 압도적으로 많다. 2016년 서울시 사회적경제기업 3512개의 76.9%(2701개)를 차지한다. 전국의 협동조합 업종분포는 도소매업(24.0%), 교육(13.3%), 농어업(10.7%), 제조업(8.5%), 문화예술(8.5%) 등으로 도소매업에 편중됐다. 가동률은 사회적기업(99.4%), 소비생협(100%), 자활기업(93,0%), 마을기업(82.5%)에 비해 협동조합(54.1%)이 현저히 낮다. 절반이 제대로 사업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쟁력이 다른 일반 도소매업체보다 떨어져서 그럴 것이다.
노무현정부 시절 사회적기업 육성법이나 MB정부 시절 협동조합 기본법은 별다른 논란 없이 제정된 반면 최근 추진되는 사회적경제기본법은 쟁점이 대두됐다. 국가나 지자체에서 사회적경제조직의 제품을 일정 비율(5%) 이상 우선 구매하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있어 우려의 소리가 있다. 시장경쟁을 침해하며 또 다른 약자인 중소기업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보호와 지원의 우산 속에서 행여 도덕적 해이 현상이 생겨나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사회적기업 실태 조사 연구보고서에 일반기업이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한 이유에 대해 ‘더 많은 지원을 받기 위해’(21.2%), ‘외부지원 없이 생존 곤란’(11.9%)이라는 답변이 많이 나왔다. 바람직한 것은 기술 교육, 첨단시설 및 생산성을 높여주는 기계의 설치, 작업환경 개선, 전문가 컨설팅 제공, 판로 확대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을 도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발달장애인이 직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성동구)를 참고할 만하다. 조작이 용이한 자동설비로 작업환경을 만들고 발달장애인도 쉽게 일할 수 있도록 직무를 재구성해 작업과정을 세밀히 나눴다. 분업을 통해 일이 완성된다. 명함, 카드, 책, 포스터 등의 생산 과정에서 출력, 재단, 제본, 포장, 배송까지 많은 부분을 장애 사원이 책임진다.
카카오는 수년 전부터 베어베터로부터 커피, 쿠키 등 일부 품목을 공급받았다.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 상품에 뛰어난 점이 많아 지난 3월16일 공급 범주를 확대하는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간접적으로 발달장애인의 성장을 돕고 고용기회 확대를 지원하는 효과를 거둔다.
롯데백화점 부평점은 오는 5월18일부터 24일까지 사회적경제기업의 가치홍보와 제품판매를 위한 특별전을 진행한다. (예비)사회적기업은 식품·비식품을 포함해 참가 신청한 품목을 판매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7호(2018년 4월25일~5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