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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의 댓글 조작 파문이 사회 이슈로 떠오르면서 국내 포털사들이 뉴스 댓글 방안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최근 포털업계에 따르면 네이버(NAVER)와 카카오는 뉴스 댓글을 없애는 방안부터 댓글 배열 순서 변경 등 점진적 개선안을 두고 정책변경을 논의 중이다. IT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여론조작 사건이 ‘드루킹’이라는 필명의 김모씨 소행이지만 포털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포털사이트의 전반적인 서비스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네이버 뉴스에는 하루 평균 11만4000명이 약 31만개의 댓글을 단다. 네이버 뉴스 하루 평균 이용자가 1300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1%가 채 되지 않는 0.9%의 이용자만 댓글을 다는 셈이다.


주목할 점은 이 가운데 6000명이 8만개 이상의 댓글을 점유한다는 사실이다. 네이버는 한명이 3개의 아이디를 만들 수 있는데 이를 활용하면 헤비유저 약 1000명만 모여도 쉽게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같은 문제로 포털 뉴스 댓글 기능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현재 가장 힘을 얻는 주장 가운데 하나는 ‘포털 뉴스 댓글 기능 폐지’다. 댓글 기능이 큰 효용성이 없을 뿐더러 관련 기사의 내용을 호도할 수 있고 포털사이트의 배불리기에 이용될 수 있어 해당 기능을 폐지해야 한다는 말이다.

한 언론정보학 교수는 “반복된 댓글 조작 사건은 댓글은 더 이상 공론의 장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며 “보수, 진보로 나뉜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 포털 댓글은 이용되기 아주 쉬운 표적”이라며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의 폐지를 주장했다.


반면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 폐지보다 개선 방향을 찾아 점진적인 변화를 줘야 한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포털의 뉴스 댓글이 역기능 못지 않게 순기능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댓글 서비스를 통해 자유로운 의견 게재가 가능한 점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댓글 기능이 삭제되고 언론사 아웃링크 연동 방식으로 뉴스서비스가 개편되면 한 사안에 대해 다양한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줄어드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야 3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드루킹 특검 및 포털 개편 합의문’ 발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조배숙 대표,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김성태 원내대표,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사진=뉴스1

◆정치권도 댓글 개편안 골머리
포털사이트의 뉴스 댓글 논란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정치권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지난 23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3당은 ‘드루킹 특검’을 도입하고 포털사이트의 ‘뉴스장사’를 없애자며 공동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이날 야3당은 ▲아웃링크법 도입 ▲공감순 나열 방지 금지 등 포털사이트 개선안에 합의했다. 이날 야3당은 “대선 불법 여론조작 사건이 상식과 정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건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포털 및 여론조사 제도 개선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치권의 논리에 전문가들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국내 포털 개편안의 롤모델로 꼽히는 구글은 강력한 검색엔진을 바탕으로 광고수익을 창출하고 국내 포털은 사이트 안에 사람들을 오래 머무르게 하면서 광고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라며 “구글과 국내포털의 사업모델이 엄연히 다른데 같은 잣대를 대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인터넷은 만인의 공간인 만큼 사람들이 스스로 노력하고 자정하는 것이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포털 뉴스 개편안으로 제기된 ‘댓글 실명제 도입’ 논란에 대해서는 학계와 업계, 시민단체 모두 거세게 반발했다. 학계는 “댓글 실명제 역시 댓글 조작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데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댓글의 순기능을 없애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고 지적했다.

앞서 2012년 헌법재판소도 인터넷 실명제를 규정한 정보통신망법의 일부 법률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로 위헌을 선고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모든 게시판 이용자의 본인확인 정보를 수집해 장기간 보관하도록 하면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다른 목적에 활용될 위험이 크고 수사 편의 등에 치우쳐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와 같이 취급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