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생명-전자 주식 처분 문제 해결에 총대를 메고 나서자 금융권에서 이런 말이 많이 들린다.
최 위원장은 지난 20일에 이어 23일에도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할 자발적·단계적 방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켜 주식 처분을 법으로 강제하기 전에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야 '윈윈'이라는 게 최 위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삼성그룹도 지배구조 논란에서 벗어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문재인정부 출범 두달여 만인 지난해 7월 발탁된 이후로 최근까지 '삼성에 특혜 주는 금융위'라는 외부 비판을 받아왔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차명계좌 문제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삼성증권 유령배당 주식 사태에 금융당국이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회에 출석할 때마다 최 위원장은 이런 비판을 받아야 했다.
최 위원장은 늘 "삼성 특혜는 없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금융위의 지휘를 받는 금감원장 자리에 정권 핵심인사가 연달아 배정된 데다 그가 '모피아'라고 불리는 고위 금융 관료 출신이어서 목소리에는 힘이 실리지 못했다. 최흥식·김기식 전 금감원장은 모두 관료가 아닌 외부 출신 인사였다. 특히 김기식 전 원장은 정부의 금융 공약과 정책을 진두지휘한 실세였다. 최 위원장 등 금융 관료들을 '모피아'라고 비판했던 대표적 인물이기도 하다.
최 위원장은 개혁에 소극적인 관료 출신이라는 딱지를 벗어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기식 전 원장 사태 때 "해당 분야 관료 출신 등을 임명하는 것은 논란을 피하는 무난한 선택이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주어야 한다. 하지만 과감한 선택일수록 비판과 저항이 두렵다"고 밝힌 바 있다. 관료 출신은 개혁에 소극적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금융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대명제 하에서 위원장이 시장에 선명한 시그널을 주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한쪽에서는 뒤늦은 면피성 발언이라는 비판이, 다른 한쪽에서는 당국의 지나친 간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기식의 빈 자리를 최종구가 메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어떤 식으로든 답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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