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실향민 김성연씨(85·함경남도)와 이주호씨(78·함경남도)가 12년 만에 진행되는 남북정상회담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스1

"남과 북의 정상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일이라도 고향에 갈 수 있겠다는 기분이 들어. 살아 생전에 꼭 고향에 가봤으면 좋겠어."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이뤄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텔레비전을 통해 지켜본 실향민 김성연씨(85·함경남도 출신)와 이주호씨(78·함경남도 출신)의 감회는 남달랐다.

8남매 중 첫째였던 김씨는 1950년 발발한 6·25전쟁 때 18세의 나이에 홀로 남한에 내려왔다.
그 후 65년 동안 고향에 가보지 못했던 김씨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상봉과 연락소 설치 등이 이뤄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씨는 "방송에 나온 김정은 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일이라도 고향에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고향에 가서 가족들도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보던 이씨는 6세에 아버지와 함께 내려왔다. 이후 6·25 전쟁이 터지면서 지금까지 고향인 함경남도에 가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통일이 되면 좋겠지만 그렇게까지 안되더라도 이산가족이나 실향민이 가족을 만나고 고향을 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평안북도 영천이 고향인 박기관씨(85)도 1953년 1·4후퇴에 홀로 남으로 내려왔다. 박씨는 "비핵화는 국민들 모두가 바라는 것"이라며 "실향민으로서 정부에 크게 바라는 것은 없지만 면회소를 설치해 준다는 이야기가 나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해도 금천군에서 내려온 오건웅씨(75)는 "평생 한번 만나거나 다시는 고향땅을 밟지 못하는 실향민의 아픔을 덜어주는 정상회담이 됐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이어 "상시적으로 만남을 갖거나 생사를 주기적으로 알 수 있게 되면 좋을 것 같다"며 "문재인정부가 정기적 연락을 가질 수 있도록해 실향민의 아픔을 덜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1세대 실향민들의 80%가 세상을 떠났고 생존해 있는 실향민들도 고령의 나이다.

김씨는 "함경남도 출신들도 50명이 넘게 모였는데 지금은 20명 정도가 남았다"며 "다들 고령이니 빠른 시일 내에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심정을 말했다.

오씨 또한 "광주 실향민 수가 2000명이 넘었는데 1세대들이 거의 다 돌아가셔서 한 20% 정도만 생존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실향민의 아들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실향민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