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증시호황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 크게 증가한 영업이익 덕분이다. 증권사 중에는 1년치 영업익을 단 1분기 만에 올린 곳도 여럿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등의 약진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기준 업계 5위로 내려앉았던 삼성증권이 다시 2위로 치고 올라왔고 16위였던 대신증권은 업계 10위로 6단계나 상승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내년 실적이 올해에 비해 상대적인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우려를 나타나는 목소리도 나왔다.
◆삼성·대신·DB ‘약진’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2월 결산인 국내 증권사 중 올 1분기 가장 높은 개별기준 영업이익을 올린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투는 지난 1분기 21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사수했다.
같은 기준으로 2위부터 4위까지는 근소한 차이로 순위가 갈렸다. 삼성증권이 182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 5위에서 2위로 올라섰고 NH투자증권은 1820억원의 영업이이익을 올려 3위를 지켰다. 미래에셋대우는 1818억원으로 근소한 차이로 밀려 지난해 2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KB증권은 1157억원의 영업익을 올려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4위였던 메리츠종금은 113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6위를 기록했다.
상위권 순위 변화에서 눈에 띄는 것은 삼성증권의 약진이다. 삼성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체 대비 53.1% 수준에 달했고 2016년과 비교하면 92.7% 수준이다. 1년치 영업이익을 단 3개월 만에 올린 셈이다.
삼성증권은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며 호실적을 달성했다. 1분기 수탁수수료(유관기관수수료 등 관련비용 차감, 별도기준)는 직전 회계연도 대비 90.5% 증가한 1232억원을 기록했고 국내주식 중개수수료(선물, 옵션 포함) 수익은 직전 회계연도 618억원에서 84.7% 증가한 1141억원을 올렸다. 해외주식 중개수수료는 글로벌 증시의 회복 및 해외주식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한 영업활성화로 91억원을 달성했다. 취약 부문으로 꼽히던 IB(투자금융)부문 수익도 235억원을 기록, 직전 회계연도 대비 131.3% 증가했다. 상품운용손익 및 금융수지 역시 전년 대비 187.8% 증가한 105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WM사업의 강력한 경쟁우위 속에 전 부문의 균형성장을 달성했다"며 "특히 1억원 이상 개인고객의 예탁자산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107조원을 차지하며 견조한 실적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사들이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는 동안 중소형사들은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특히 대신증권과 DB금융투자는 지난해 1년치 영업이익을 1분기 만에 벌어들여 주목받았다.
대신증권은 올 1분기 개별 기준 66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529억원 대비 125.5% 수준이다. 2016년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261.4% 수준으로 성장한 셈이다. DB금투의 선전도 눈에 띈다. 같은 기간 29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 1년치 영업이익(306억원)에 근접하는 수익을 올렸다. 2016년 전체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5배 수준으로 급증한 수치다.
대신증권과 DB금투 두곳 모두 실적 개선에 대해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 속에서 리테일부문과 IB부문의 성적이 유난히 좋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의 경우 올 1분기에만 4곳의 IPO를 주관하며 IB부문 수익이 크게 늘었다.
◆내년에도 실적 호조 가능할까
증권업계가 전반적으로 실적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2배 수준의 높은 영업이익 성장률을 기록한 곳도 여럿 눈에 띄었다. 그러나 이번 실적 서프라이즈는 증시활황에 따른 것이어서 내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영업이익(개별기준) 성장세를 보인 증권사는 유안타증권(319.6%), 삼성증권(247.2%), 이베스트투자증권(236.9%), 대신증권(236.9%), IBK투자증권(211.0%), 미래에셋대우(198.6%), 신한금융투자(197.8%), 하나금융투자(183.3%) 등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호실적에 오히려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리인상과 유가 인상 등 증시 호황의 끝을 알리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해 상대적으로 높아진 눈높이가 내년에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애널리스트 중에는 불안한 사람도 꽤 있을 것이다. 증권사들이 어려웠을 때 리서치인력을 가장 먼저 축소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라며 “내년 1분기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인수합병설이 나오고 있는 증권사들은 불안감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니던 회사가 합병된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인수합병설이 도는 증권사의 직원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며 “합병과정에서 어떤 약속이 오가든 인수합병 후에 구조조정이 뒤따른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했다.
올해 증권업계에서 인수합병이 진행중이거나 이뤄진 증권사는 2곳으로 SK증권과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이다. SK증권은 금산분리 이슈 때문에 사모펀드에게 매각되는 과정에 있고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지난 2월 텍셀네트컴에게 팔렸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1호(2018년 5월23~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