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복 후보의 핵심공약인 어린이테마파크 조감도./사진=뉴스1
재선에 도전하는 정현복 광양시장 후보가 어린이테마파크 건립을 위해 포스코에 출연금 1000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정 후보는 포스코 출연금으로 조성된 어린이테마파크는 무료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공익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출연금 1000억원의 성격을 두고 위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29일 뉴스1의 보도에 따르면 정 후보는 시장으로 있던 지난 1월 사업비 1500억원(시 500억원, 포스코 1000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어린이테마파크 건립 용역을 발주했다.

정 후보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광양시는 어린이테마파크 조성 1단계 사업에 450억원을 투입해 약 2만5000평의 부지에 물놀이시설을 비롯해 조각공원, 빛 공원, 익스트림 체험 놀이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어 2단계 사업은 시가 공모를 통해 7만5000평의 부지에 500억원을 투자, 각종 놀이시설을 조성할 투자기업을 모집한다는 것이다.

또 포스코에서 1000억원의 출연금을 제공할 경우 약 10만평의 부지에 아이언박물관, 철 아트공원, 아이언 놀이터, 가상현실체험관, EBS번개타운 등을 조성해 무료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정 시장은 지난 3월 어린이테마파크 '상상 꿈틀, 아이언월드' 조성을 위해 포스코 측에 제안서를 보내 출연금 1000억원을 요구했다.


정 후보는 지방선거 출마선언문을 통해서도 민선7기 핵심공약으로 어린이테마파크건립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광양시 황길동 중앙근린공원 일대 60만9000㎡(약 20만평)에 호남최대 규모의 어린이테마파크를 건립하겠다며 선거운동 과정에서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 측은 광양시가 1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출연금을 요구하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경기 불황에도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광양시와 포항시에 각각 약 150억원 규모의 지역 환원사업을 계획했으나 1000억 요구에 말문을 닫았다. 현실적으로 1000억이라는 거액의 출연금을 내놓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권오준 회장의 사임을 이유로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포스코 측이 정 후보에 불리한 입장표명을 했다가 만약 정 후보가 당선될 경우 유무형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광양시는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사업제안을 한 상황이지만 경우에 따라선 기업의 인허가권과 환경지도·감시·감독권을 가진 시의 압력으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광양시의 어린이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출연금 요청은 관력남용과 강요죄 성립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부는 출연금 요청에 대해 대기업 당사자들이 심리적 부담감을 가졌다면 강요죄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에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설립을 명분으로 대기업들로부터 774억원을 강제 모금한 혐의에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정 후보의 출연금 1000억 요구는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정현복 후보는 "포스코가 먼저 50주년 기념사업으로 무엇을 해주면 되겠냐고 물어와서 1000억 출연금을 요청한 것"이라며 "포스코를 믿고 추진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시 자체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법조계는 "아무리 공익성을 앞세워도 당사자들이 심적 부담을 가졌다면 유죄 가능성이 높다"면서 "더구나 인허가권과 환경감시·감독 권한을 가진 시장의 출연금 요청은 법적시비가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