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근로자 A씨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필리핀 가족들에게 생활비 5만페소(100만원)를 송금했다. 기존에는 은행에 들러 일일이 계좌번호를 적고 송금 수수료를 내야 했지만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계좌번호 없어도 수취인 이름과 핀(PIN) 번호을 입력하면 송금할 수 있다. 송금수수료 역시 크게 낮아졌다.

금융과 IT기술의 합작품 핀테크(Fintech) 기술로 모바일에서 손 쉽게 해외송금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시중은행은 핸드폰으로 실시간 송금이 가능하고 수수료를 면제한 송금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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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의 연간 송금규모는 4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난 4월 말 기준 체류외국인은 226만 392명으로 전년 동기 202만4813명 대비 11.6%가량 증가했다. 10년 안에는 외국인 근로자가 400만∼5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송금 규모도 확대될 전망이다.
◆인터넷은행, 해외송금 수수료 5000원


은행권은 외국인 근로자를 포섭하기 위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각 은행마다 낮은 수수료를 책정하며 송금절차 등을 간편하게 개선해 고객들을 손짓한다. 먼저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 보다 송금수수료를 줄여 해외송금 부담을 줄였다.

최근 케이뱅크는 해외송금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인 건당 5000원으로 낮췄다. 송금 절차도 단순하다. 은행코드, 계좌번호 등 해외 계좌 정보만 입력하면 은행명, 은행 주소,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코드 등은 자동 입력된다.

보내는 사람의 주소도 한글로 입력해도 영문으로 자동 변환된다. 송금에는 2~5일 정도 걸리며 수수료는 금액에 상관없이 건당 5000원이다. 6월30일까지는 5000원 수수료도 면제해준다. 해외송금 진행상황도 송금신청-송금중-국가도착-송금완료 등 4단계로 나눠 고객이 택배 배송상황을 조회하듯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은행코드, 수취인 계좌번호, 영문이름 등의 기본 정보만 입력하면 되는 해외송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최근 상대방의 전화번호나 송금번호, 영문 이름만 알면 베트남으로 돈을 보낼 수 있는 간편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은 미국 달러화로 이중 환전할 필요 없이 필리핀 페소화로 돈을 보낼 수 있는 바로송금 서비스를 내놨다. 또한 ‘KB 원 현지통화송금’ 서비스 대상 국가를 기존 12개국에서 중국, 대만, 베트남, 필리핀 포함 32개 국가로 확대했다. KB 원 현지통화송금은 해외송금 신청 단계에서 수취인이 받게 될 현지통화 금액을 확정해 송금하는 서비스로 거래 투명성이 높고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의 해외송금이 늘면서 번거롭던 송금절차가 크게 간소화됐다"며 "은행별로 무계좌해외송금 서비스, 환율변동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송금방법, 해외 송금수수료 다른 이유


해외에 송금할 때 수수료가 차이나는 것은 서로 다른 송금망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해외송금 비용은 송금 수수료, 전신료, 중개수수료, 수취수수료 등으로 구성된다. 송금수수료는 시중은행→인터넷은행→핀테크 업체 순으로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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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은 송금수수료를 나눠받고 중개은행을 거칠 경우 중개수수료를 받는다. 여기에 해외로 계좌 정보 등 전문을 보내는 데 드는 전신료를 추가한다.
시중은행은 스위프트망이라는 별도의 회선을 이용한다. 국내에서 해외은행에 돈을 보낼 때 통하는 일종의 중개망으로 비용이 송금수수료에 포함된다. 수수료는 송금액의 4~6% 정도다. 다만 주거래 은행으로 거래가 많으면 우대 수수료가 적용되므로 조건을 따져봐야 한다.

반면 인터넷은행은 스위프트망을 이용하지 않고 글로벌 금융회사인 씨티그룹의 국제망을 이용한다. 글로벌 금융사와 협의해 수수료를 낮추고 일부 비용은 사업자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송금수수료가 낮은 편이다.

핀테크업체는 고객들의 해외송금 요청을 모아 하루에 한번 보내는 ‘풀링’ 방식 등을 사용해 수수료를 대폭 낮췄다. 따로 송금했다면 각자 냈어야 할 수수료를 1회분으로 줄이고 이를 여러 명이 나눠내는 셈이다. 일부 핀테크업체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간편하고 빠른 해외송금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송금은 보안을 높이고 송금시간을 단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주혜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지난해 7월 외국환 거래법이 시행되면서 시중은행이 독점했던 해외송금시장에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업체가 뛰어들었다"며 "송금수수료는 내려가는 반면 서비스는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