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투자
LG전자가 로봇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이유는 해당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전세계 로봇시장 규모는 2016년 915억달러에서 2020년 1880억달러로 2배가량 급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로봇산업분야는 크게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용 로봇으로 나뉜다. 계중읍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산업통상자원R&D전략기획단 수석전문위원은 “산업용 로봇은 스위스 ABB, 독일 쿠카, 일본 파낙, 야사카와, 카와사키 등 유럽과 일본의 5개 기업이 세계 시장의 50~60%를 이끌고 있다”며 “서비스용 로봇 역시 미국과 유럽이 전세계 과반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4차 산업혁명시대 도래에 따른 디지털 혁신 가속화로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기업들도 투자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로봇개발업체인 ‘보사노바 로보틱스’에 300만달러를 투자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보사노바 로보틱스는 2005년 설립돼 로봇과 컴퓨터 비전(로봇에 시각 능력을 부여하는 기술),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활용한 실시간 매장관리 로봇·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현재 보사노바 로보틱스의 로봇은 미국 내 50여개 월마트 매장에서 선반에 놓인 제품의 품절 여부, 가격표·상품표시 오류를 점검하는 데 쓰인다. 캐나다시장에도 공급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로봇 기술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기회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의 로봇사업 투자는 지난해부터 벌써 5번째다. 지난해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에스지로보틱스’를 시작으로 올해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 인공지능 스타트업 ‘아크릴’,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 등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또한 지난해 6월에는 음성인식·영상인식·센서인식 등을 연구해 온 ‘인텔리전스연구소’를 AI를 전담하는 ‘AI 선행연구소’와 로봇을 전담하는 ‘로봇 선행연구소’로 분리해 확대 개편했고 관련 분야의 경력직 등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2003년 국내 업계 최초로 로봇청소기를 출시한 이후 로봇의 자율주행, 제어기술 등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또 LG전자는 음성인식 분야에서 자연어 처리기술, 인공지능분야에서는 독자 개발한 딥러닝기술인 딥씽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련 기술들을 축적했다.
◆로봇으로 소비자 삶 혁신
LG전자가 최근 몇년간 선보인 기술들은 LG전자의 로봇개발 방향을 가늠케 한다. LG전자는 AI를 허브로 집안 내 가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스마트홈 구축을 목표로 해왔는데 그 중심은 ‘소비자 삶의 혁신’에 있다. 제품뿐만 아니라 파생되는 솔루션 역시 소비자의 삶을 한층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드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
일례로 최근 LG전자가 선보인 ‘챗봇’(채팅+로봇) 서비스는 AI가 스마트폰이나 PC에서 고객과 문자로 대화하며 제품의 이상 원인을 파악해 방문예약, 소모품 구매 등 알맞은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솔루션이다.
LG전자가 개발하는 가정용 로봇 역시 AI를 탑재해 집안 내 모든 가전과 연결, 소비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인 ‘클로이 홈봇’의 연내 출시를 목표로 AI기능 등 막판 점검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로봇은 LG전자가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처음 선보였다. 공개 당시 스마트가전을 제어하는 것은 물론 동화나 음악을 들려주고 요리할 때 레시피 등을 알려주고 음악 재생과 알림 서비스 등을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연내 출시할 가정용 로봇은 이보다 한층 더 진화한 AI기술을 바탕으로 더욱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상업용 시장에서도 LG전자 서비스 로봇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2016년 7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로봇 서비스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2월부터 자체 개발한 로봇들을 공항에 투입해 현장테스트를 진행했다. 5개월간의 최적화 작업을 거친 뒤 본격투입 돼 국내외 공항 이용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2터미널에도 투입돼 안정성 조정 등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다양한 방면으로 로봇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는 ‘CES 2018’에서 “1차적으로는 서비스 로봇에 집중하고 다른 로봇 출시도 단계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영역확대 방침을 시사했다. 송대현 H&A사업본부장(사장)도 올 초 “음성인식 AI가 탑재된 스마트 가전도 일종의 로봇”이라며 “(로봇사업을) 확장할 영역이 많다”고 밝힌 바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7호(2018년 7월4~1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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