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개념이 변한다. 1년에 한 두번 떠나는 '휴가 개념'에서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는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여행트렌드도 변화한다. 저가항공, 고속철도 등의 영향으로 당일치기, 번개여행이 가능한 근거리여행이 각광받는다. <머니S>가 변화하는 여행의 개념 속 2018년 여행트렌드를 짚어봤다. 또 유통·관광업계의 여행트렌드 대응, 전문가에게서는 여행 노하우를 들어봤다. -편집자-
“젓갈이라는 이름으로 오해받는데 생물이나 마찬가지다. 서산휴게소 어리굴젓은 나를 정화시킨다.”
개그우먼 이영자가 한 TV프로그램에서 전국 휴게소의 음식점을 소개하는 영상이 세간의 이목을 끈다. 망향휴게소 호두과자, 강릉휴게소 알감자, 금강휴게소 도리뱅뱅이정식 등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의 특별한 음식을 소개하는 이른 바 ‘영자미식회’ 영상이다.
이는 최근 여행의 트렌드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가심비(가격대비 마음의 만족)와 일치한다. 한국도로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이영자가 소개한 휴게소 음식점은 방송 직후 매출이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영자는 ‘휴게소 완판녀’라는 별칭과 함께 한국도로공사로부터 감사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욜로(YOLO)와 휘게(Hygge)에 초점을 맞춘 여행이 주류를 이뤘다면 올해는 소확행·가심비가 트렌드를 이끈다. 편의점이나 휴게소 음식을 먹기 위해 일부러 집을 나서는 등 거창하지 않지만 소소한 행복이 여행의 주류로 자리잡은 셈이다.
여행사와 호텔, 패션업계도 이 같은 올여름 여행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여행사와 호텔업계는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비교적 가깝고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상품과 ‘땡처리’ 상품 등을 쏟아낸다. 패션업계는 한술 더 떠 여행을 가지 않고도 휴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상품을 잇따라 선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소확행·가심비라는 최근의 여행트렌드에 걸맞게 과거보다 여행을 계획할 때 자신의 만족을 우선으로 둔다”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금 당장의 행복을 찾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여행의 일상화 가속화 될 것”
그의 말대로 최근에는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지 여부가 여행의 최우선 순위가 됐다. 멀리 가지 않고 물가도 신경쓰지 않으면서 마치 현지인처럼 여행지의 생활을 누리며 조용히 일상을 돌아보는 여행이 대세가 됐다. 이 흐름 속에 자유여행이 큰 인기를 끈다. 자유여행을 구성하는 주요 단품 유형(입장권·패스·현지투어)은 전년 대비 약 2배가량 판매가 증가하면서 대세임을 입증했다.
가장 인기있는 소확행·가심비 해외여행지는 뭐니 뭐니 해도 일본이다. 인천공항에서 한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일본은 소확행 여행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이에 발맞춰 롯데관광은 일본 돗토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상품을 내놨다.
지난 겨울 가족온천 여행지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돗토리현을 여름시즌에 맞게 재구성했다. 소확행 여행족을 겨냥한 상품은 850년 전통의 작은 온천마을 ‘미사사 온천마을’을 경유한다. 일본의 전통가옥 양식인 료칸을 체험할 수 있으며 가격도 69만원선으로 큰 부담이 없다.
하나투어는 동남아시아 공략에 나섰다. 하나투어는 가심비와 가성비를 한번에 잡은 여행 상품을 내놓으며 대목맞이에 한창이다. 이번 ‘동남아 가성비·가심비 기획’은 ▲호텔식 포함 ▲레이트체크아웃 ▲공항픽업 등의 서비스로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마련됐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자유여행을 짧게 자주 가는 유형의 ‘여행의 일상화’가 특징”이라며 “징검다리 연휴가 특히 많은 올해 가까운 일본과 동남아 지역의 여행객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앞으로 일상과 여행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캉스’·‘시티바캉스’ 업계호황 이끌까
시티 바캉스룩의 핵심은 편안하면서 일상복으로 어색하지 않은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이다. 남성의 경우 린넨을 활용한 셔츠와 새, 야자수, 꽃무늬가 결합된 하와이안셔츠가 인기를 끈다. 여성은 최근 길게 늘어지는 하늘하늘한 원단의 ‘로브드레스’가 유행이다. 로브드레스는 때와 장소에 따라 분위기를 바꿀 수 있어 일석이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완판 신화를 쓴 로브드레스를 올해 두가지 스타일로 출시했다. 패션랜드는 스타일 수를 지난해 대비 2배 늘렸으며 각각 4월 중순부터 판매에 돌입해 현재 30%대 판매점유율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업계도 ‘호캉스’(호텔에서 휴가를 즐기는 여행객)를 내세워 시티 바캉스 열풍에 가세했다.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은 도심 속에서 다양한 부대시설을 즐기면서 자녀와 안전한 휴식과 다양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서머 V.I.B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노르웨이 유아용품 브랜드 스토케와 베이비 스킨케어 브랜드 쁘띠플래닛과 함께 진행하며 곳곳에 비치된 편의시설은 호텔에서 즐기는 바캉스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그랜드하얏트호텔은 오는 9월까지 야외 수영장에서 ‘풀사이드 바비큐’를 진행하면서 시티바캉스의 분위기를 살린다. 에메랄드빛 야외 수영장과 서울의 멋진 야경을 즐기며 로맨틱한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다. 풀사이드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은 ▲애피타이저 스테이션 ▲메인 스테이션 ▲디저트 스테이션으로 구분돼 있다.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호텔업계 전반에 흐르던 적자분위기가 호캉스·시티 바캉스 바람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최근 호캉스를 즐기려는 국내 이용객이 늘어난 것을 체감한다”며 “트렌드에 맞게 호텔도 고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7호(2018년 7월4~1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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