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2 부두. /사진=홍기철 기자

“수많은 중소업체가 폐업했다. 올해가 가장 어려운 해다. 이 고비만 넘기면 (중소기업이) 살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 본다.”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조선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2016년 최악을 기록한 조선업계 수주실적이 몰고 온 결과는 혹독했다. 하청업체는 줄도산을 면치 못했고 전남 지역경제는 위축되고 휘청거렸다. 그 여파는 현재진행형이다. 

대불산단 부두를 관리감독하는 목포해양수산항만청 관계자는 “몇년 전만 해도 야적장이 블럭으로 가득 채워졌다”면서 “인근 조선소로 운반될 선박용 블럭 50여개가 한꺼번에 들어오기도 했는데 지금은 몇개 들어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전남도와 산단공,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업계 수주실적(36척·28억달러)은 전년에 비해 다소 개선됐지만 수주잔량과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업계 매출액은 2015년 4조5000억원, 2016년 3조8000억원, 지난해 2조8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2조5000억원을 목표로 하는 등 해마다 축소되고 있다.
이는 조선경기 침체와 중국 조선산업 성장에 원자재 가격 인상까지 겹쳐 국내 선박업계의 경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대형조선사들의 과열경쟁에 따른 저가수주는 하도급 업체들의 고통분담으로 돌아왔다.

◆위기극복 위해 다양한 지원

침체에 빠진 조선산업을 구하기 위해 유관기관들이 지원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전남도는 ▲해양케이블 시험연구센터 구축(265억원) ▲소형선박 해상테스트 기반구축사업(180억원) ▲레저선박부품기자재 고급화 기반구축(200억원)▲ 선박수리지원시스템 구축(235억원) 등 조선산업 기반구축사업에 2014년부터 2022년까지 880억원을 지원한다.


또 ▲중소조선해양기업육성사업(11억4000만원, 66개사) ▲경제협력권산업육성사업(41억1000만원, 21개사) ▲위기업종 조선기자재 기술개발 지원사업(27억원, 5개사) ▲조선기자재 스마트공장 확산사업(12억4000만원, 12개사) ▲조선산업 사업화 신속지원사업(21억원, 44개사) 등 148개 업체에 2013년부터 올해까지 조선산업 활성화 명목으로 총 113억원이 지원됐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조선·해양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하기 위해 산학연 협력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연계지원활동을 추진 중이다. 현재 대불산단 내 조선해양부품, 해양레저 등 2개의 미니클러스터가 구성돼 기업, 대학, 연구기관 관계자 등 148명이 활동 중이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각종 세미나, 포럼 등 300건의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연구개발(R&D), 시제품제작, 마케팅 등 총 300여건 150억원을 지원했다.

아울러 최근 조선산업 위기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에 목포·해남·영암을 산업위기지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지역활성화를 위해 6773억원 규모의 총 15개 사업지원을 건의했다. 우선 조선업비즈니스센터 구축, 조선산업 업종전환 및 사업다각화 기업지원 등 5개 사업 106억원을 확보해 조선업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 종합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산단공은 기업들의 사업다각화 등 지속적 성장 모멘텀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공동비즈니스를 수행하는 자생적 산학연협의체 창출을 목표로 프로젝트형 R&D과제를 지원할 계획이다.


과제당 수행기간은 2년이며 최대 8억원을 지원한다. 세부내용은 네트워크 과제와 공동협력형 과제(R&D·비R&D)로 구성할 수 있다. R&D 내용은 공통·연계형 비즈니스 R&D 유형으로 기업간 공정 연계를 위한 표준화 기술, 기업간 정보 공유 시스템 기술, 고난이도 제조공정 기술, 공정 자동화·첨단화 기술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재홍 성문 대표. /사진=홍기철 기자

◆성문, 산단공 지원으로 연구개발 박차
이런 지원 속에 대형조선사의 러브콜을 받는 중소기업이 탄생하기도 했다. 목포 대불산단에 둥지를 튼 조선해양부품 미니 클러스터 회원사인 ‘성문’이다.

성문은 특수가스배관 전문업체로 현대삼호중공업이 러시아 선주 소브콤플로트로부터 수주해 건조하는 11만4000톤급 LNG 추진 유조선에 자체개발한 초저온 단열 이중 배관을 장착했다. 액화천연가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송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선박의 안전성을 대폭 높였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기존 제품의 절반 두께로도 단열효과를 낼 수 있고 탁월한 내화성능(ASTM E84) 덕분에 용접을 할 때도 불에 타지 않는다. 또 현장 설치가 용이해 선박건조의 공기를 단축, 원가도 절감된다.

특히 우주항공에 널리 사용되는 나노 기공형태의 가장 가벼운 고체물질의 특수단열재를 활용 온도변화, 외부충격 등의 문제를 해결했다.

이재홍 성문 대표는 “회사 사정이 어려워 연구개발에 엄두를 내지 못할 때 산단공의 미니 클러스터는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지금도 연구개발비로 15%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업은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한 독자적인 기술우위만이 살길”이라고 덧붙였다.

이민식 산단공 대불지사장은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은 국내 경제 및 산업발전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산학연관 주체간의 협력과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기업들이 기술적 융합과 안정적인 사업다각화를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8호(2018년 7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