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XC40 /사진=박찬규 기자
그냥 보기엔 작은데 다른 차와 비교하거나 직접 타보면 생각이 바뀐다. 구석구석 마련된 다양한 수납공간을 찾는 재미마저 쏠쏠하다. 재주 많고 스타일 좋은 볼보자동차의 XC40을 지난 3일 시승했다.

이번에 시승한 건 국내 출시된 3가지 트림 중 중간인 ‘R-디자인’인데 XC40 전체 판매비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이만식 볼보코리아 세일즈마케팅을 총괄상무는 “사전계약 실시 이후 1034대가 계약됐고 이 중 R-디자인이 63%, 인스크립션 31%, 모멘텀 6%였다”고 말했다.
XC40은 볼보자동차가 브랜드 설립 이후 90년 만에 처음 선보인 소형SUV다. 볼보차는 소형의 40클러스터, 중형의 60클러스터, 대형의 90클러스터로 라인업이 구축됐다. 각 클러스터별로 세단(S), 왜건(V), 크로스오버(CC), SUV(XC) 라인업을 구성하는데 비슷하면서도 용도를 세분화함으로써 브랜드철학을 분명히 드러냈다.

40클러스터는 숫자가 가장 작은 만큼 실제 크기도 가장 작다. 그동안 해치백 V40과 이를 높더 높인 V40CC에 이번에 XC40까지 3개 라인업으로 확장됐다. 볼보차의 XC 라인업은 인기가 뜨겁다. XC90을 필두로 XC60에서 이어진 인기는 이제 XC40의 관심으로 드러날 것이다.


이 차는 유럽시장에서 이미 상품성을 입증받았다. 지난 열린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2018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볼보는 소형차 전용 모듈 플랫폼인 ‘CMA’(Compact Modular Architecture)를 처음 적용하면서 90과 60 클러스터 차종에 적용된 첨단 신기술을 대거 탑재했다.
볼보 XC40 인테리어 /사진=박찬규 기자

◆활용성
볼보 XC40의 가장 큰 매력을 꼽으라면 귀여움도, 가격도 아니다. 실내 활용성이 이 차의 핵심이다. 이는 회사가 꾸준히 시도해온 스토리텔링 덕분이기도 하지만 스칸디자비안디자인의 핵심은 디자인을 통해 사람에게 이득을 주는 철학이 밑바탕이 됐다.

작지만 오히려 그 점이 새로운 도전과제였던 것. 곳곳에 어마어마한 수납공간이 마련된 게 특징이다. 설계자들의 고민이 많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시트 옆과 밑에 수납공간을 마련해두고 도어 스피커 위치를 엔진룸과 실내공간 사이 빈 곳으로 옮겼다. 이를 통해 접이식 우산과 노트북, 크로스백, 물통 등 다양한 것을 넣을 만큼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볼보 XC40 /사진=박찬규 기자

핸드폰 무선충전 공간과 카드홀더는 기본이다. 작은 클러치백이나 카메라 등을 보관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센터콘솔의 활용성은 꽤 눈에 띈다. 게다가 휴지통을 센터콘솔 앞쪽에 설치해서 편의를 더했다.
조수석 앞 글로브박스에는 가벼운 가방이나 쇼핑백 등을 걸어둘 수 있는 고리가 설치됐다. 가방이 이리저리 움직이지 않아서 꽤 편리하다.
볼보 XC40 /사진=박찬규 기자

트렁크에서도 바닥의 분리 판을 접으면 쇼핑백 걸이 3개가 모습을 드러낸다. 트렁크 양쪽에는 보다 높은 곳에 고리가 있어서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 쇼핑을 즐겨하는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것이다. 예전 볼보 차종에서는 밴드로 고정하는 방식을 썼지만 조금 바뀌었다.
실내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는 2702㎜로 동급 수입 경쟁모델 중 가장 길다.
볼보 XC40 파일럿 어시스트 시연장면 /사진=박찬규 기자

◆안전
‘안전의 대명사 볼보’ 라는 말처럼 화려한 안전장비가 탑재됐다. 튼튼한 차체와 위험을 피하는 독보적인 설계는 기본.

소형차 전용 모듈 플랫폼인 CMA를 쓰면서 XC90과 XC60에 들어간 첨단안전장비가 그대로 적용된 것도 특징이다. 운전자의 피로도를 낮춰주는 반자율주행 기능인 ‘파일럿 어시스트’와 긴급제동시스템 등의 품목이 모든 트림에 탑재됐다.


아울러 쾌적한 환경을 위한 실내공기청정시스템, 전동식 파노라믹선루프 등의 편의품목이 기본 적용되며 최상위 트림인 인스크립션에는 13개의 하만&카돈(Harman & Kardon) 스피커와 360° 카메라 등 프리미엄 옵션이 추가된다.
볼보 XC40 엔진룸 /사진=박찬규 기자

이 차는 볼보의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 방침에 따라 2.0리터 4기통 T4 가솔린엔진과 8단 자동 기어트로닉 변속기가 탑재됐다.
주행모드 중 ‘오프로드’를 고르면 언덕을 올라갈 때 기어변속이 제한되며 구동력이 네바퀴 모두에 고르게 배분된다. 또 상시사륜구동시스템을 적용하면서 ‘경사로 감속 주행장치’가 기본 탑재돼 미끄럽거나 거친 내리막길에서의 주행 안전성을 강화했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힘을 내는데 엄청난 토크로 밀어붙이는 것을 상상하면 안된다. 하지만 꽤 경쾌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운전이 즐겁다. 핸들링, 코너링 모두 수준급이다. 서스펜션 감쇄력은 주행모드 별로 차이가 없지만 조향과 파워트레인 조절로 차별화했다.
볼보 XC40 /사진=박찬규 기자

◆스타일
XC40의 디자인 방향성은 기존 90 및 60클러스터의 것을 물려받으면서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볼보만의 개성을 완성하려 한 것. 과장되고 화려한 라인으로 볼륨을 드러내지 않고 간결하면서 단순한 면 처리에 집중했다. 이런 이유로 차가 실제보다 아담해보인다. 하지만 사이드미러나 룸미러를 통해 비치는 XC40의 모습은 꽤 크게 느껴진다.

측면은 A필러 하단부터 시작해 C필러까지 하나의 라인이 이어지며 앞모양의 핵심인 ‘토르의 망치’로 유명한 T자형 헤드램프 각도를 보다 가파르게 만들었다. 또 세로형 그릴에는 입체감을 더하기 위해 차 안쪽으로 살짝 들어가게 디자인했다. 이런 디테일은 XC40만의 것이다.

인테리어는 과감하다. 다른 XC라인업의 기본 요소에다 XC40만의 개성을 더했다. 기존엔 찾아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소재와 대담한 컬러로 볼보만의 창의성을 극대화했다. 도어와 플로어 마감은 실제로 보면 꽤 예쁜데 소재 탓인지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렸다.
볼보 XC40 /사진=박찬규 기자

◆반전매력 있는 XC40
크기만 놓고 보면 현대 투싼급이다. 수입차 중에선 레인지로버 이보크, 미니 컨트리맨, 메르세데스-벤츠 GLA, BMW X3, 아우디 Q3, 재규어 E-페이스 등이 라이벌이다. 여기에 폭스바겐 티구안도 끼워넣을 수 있겠다.

각각의 모델은 저마다 개성을 뽐낸다. 볼보 XC40도 그렇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0.3㎞고 고속도로는 12.2㎞다. 그리고 최대토크가 1400rpm부터 4000rpm까지 발휘되는데 일상생활에서 답답함 없이 탈 수 있는 차다. 가장 실용적이면서 가장 편하고 가장 안전한 차를 추구한다. 볼보차 특유의 섬세한 디자인과 아이디어는 이 차의 매력을 더하는 가장 큰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