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의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됐다.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것이 당면 과제가 된 것이다. 금융지주사의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은 신남방정책에 집중되고 있다. <머니S>는 본격적인 신남방시대를 맞아 4대 금융지주사의 해외진출 핵심전략을 알아봤다. 

4대 금융지주의 해외진출 키워드는 ‘디지털금융'이다.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발맞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국가와 인도에 진출하면서 디지털금융을 내세운다. 해외에서도 간편하고 안전한 금융거래를 원하는 금융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베트남 국민의 평균연령은 29세로 우리나라(40세)보다 10년 이상 젊다. 1억명에 육박하는 인구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똑똑한 금융생활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섬이 많고 영토가 넓어 오프라인의 접근성은 낮은 반면 휴대폰 보급률은 높아 모바일뱅킹을 통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신남방 국가에 해외전용 모바일뱅킹을 선보이며 해외고객들을 유혹한다. 국내에서 합격점을 받은 디지털금융이 해외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협업부터 모바일뱅킹 구축

KB금융이 신남방에서 펼치는 금융모델은 디지털기반 소매금융이다.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디지털채널로 구축해 접점을 서서히 늘릴 계획이다. 앞서 KB금융은 충전식 지갑 기반의 해외 전용 모바일뱅크인 ‘리브 KB캄보디아’를 론칭해 가입자를 3만여명 확보한 경험이 있다.


리브 KB캄보디아는 간편 해외송금, 모바일 대출신청, 선불 휴대전화 충전 등 간편하고 빠른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현지 1, 2위 은행인 아클레다은행, 카나디아은행 등과 제휴해 실시간 송금 네트워크를 캄보디아 전역으로 확대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디지털 기반의 사업모델을 확산하기 위해 리브 KB캄보디아 모델을 베트남, 미얀마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최근 협약을 맺은 인도 바로다은행과 모바일결제,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 등 인도시장 내 디지털 결제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소재 본점에서 글로벌 디지털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베트남 1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잘로(Zalo)’와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앞쪽 오른쪽)과 브엉 광 카이 잘로 CEO(앞쪽 왼쪽)이 협약식에서 악수하는 모습. /사진=신한은행.
신한금융은 현지 핀테크업체와 제휴해 디지털뱅킹에 현지감성을 불어넣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월 베트남 1위 메신저 '잘로(Zalo)'와 디지털 비즈니스 협업 관계를 맺고 금융상품 출시와 마케팅을 시작했다. 잘로는 베트남 스마트폰 이용자의 80%가 사용하고 있는 채팅 앱으로 베트남판 모바일 메신저다. 
신한은행은 잘로와 금융과 SNS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고 디지털 비즈니스 협업 강화를 위한 정기 워크샵도 개최할 계획이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모바일뱅킹 고도화작업을 추진한다. 섬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특성을 감안해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구현할 예정이다. 또한 네이티브 영역을 확대하고 불안전한 현지 네트워크를 고려해 앱 속도와 안정성을 개선한다. 이밖에도 바이오 인증 등 모바일 보안 솔루션(M-OTP)을 구축해 보안편의성을 높일 방침이다.

신한금융 측은 “젊은층 고객 비중이 높고 빠르게 디지털화되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첨단 디지털 서비스를 지닌 디지털 리딩뱅크로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디지털금융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류 녹인 금융플랫폼, SNS 활용도

농협금융도 모바일뱅킹 플랫폼 올원뱅크를 활용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원뱅크 베트남버전은 CJ E&M과 제휴해 금융서비스뿐 아니라 문화콘텐츠도 제공한다. '한류'를 활용해 빠른 시간 안에 인지도를 높여 농협금융만의 현지 특화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올원뱅크에서 베트남 QR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면 베트남 현지의 면세점, 호텔, 관광지 등 가맹점 500여곳에서 이용할 수 있고 QR코드를 가맹점 직원이 스캔하면 지정한 농협은행 계좌에서 출금돼 결제가 이뤄진다.

지난달 출시한 'NH-METRO무계좌해외송금'은 필리핀 송금시 계좌번호가 없어도 수취인이름과 송금 개인식별번호(PIN)만으로 필리핀 메트로은행 960여개 전 지점과 7000여개 제휴가맹점에서 송금대금을 수취할 수 있다. 농협은행 영업점에 가지 않아도 올원뱅크 앱에서 송금이 가능해 고객의 편의성은 높이고 수수료 부담은 낮춘 게 특징이다.

앞으로 농협금융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농업 개발도상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왼쪽)과 로익 르 귀스케 오라클 유럽 및 아태 총괄 사장이 파트너십 체결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하나금융
하나금융은 글로벌 모바일뱅크인 ‘원큐(1Q)뱅크’를 2016년 5월 선보인 후 우즈베키스탄, 네팔, 미얀마 등 16개 국가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인도네시아에 원큐뱅크를 출시하고 자동차금융을 확대하는 하나캐피탈과의 시너지를 꾀할 방침이다.
아울러 글로벌 모바일플랫폼 '디지털 라운지'에서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금융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디지털 라운지를 이용하면 고객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령·취미에 따른 은행상품 광고를 보고 상세 정보·환율·수수료 정보·영업점을 확인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 금융서비스는 한국어와 영어는 물론 불어와 중국어, 일본어 서비스도 지원해 현지인들의 사용도가 높은 편이다.

이밖에도 하나금융은 신라면세점과 일본 미즈호은행, 미국 오라클사 등 글로벌 제휴사들과 멤버십·로열티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GLN(Global Loyalty Network)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GLN은 전 세계 디지털 플랫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포인트와 마일리지와 같은 디지털 자산이나 전자화폐를 자유롭게 교환 및 사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네트워크다. 하나금융의 통합멤버십 서비스인 하나멤버스를 글로벌 금융사, 유통업체, 포인트 사업자의 플랫폼과 연결할 계획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0호(2018년 7월25~3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