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에 나선다고 천명한 가운데 통신업계가 중국 화웨이의 5G 장비 도입으로 몸살을 앓는다.
지난 16일 블룸버그는 한국이 화웨이의 5G 장비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5G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가격도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을 확연히 저렴하다. 때문에 이통3사가 화웨이의 장비를 도입할 것이라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LG유플러스는 2014년 4G 통신망 구축 당시 화웨이의 장비를 도입한 전례가 있다. 여기에 전임 권영수 부회장도 지난 6월 ‘MWC 상하이 2018’에서 “이변이 없는 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통3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SK텔레콤과 KT는 신중한 입장이다. 박진효 SK텔레콤 부사장은 “우리는 어떤 편견도 없이 개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화웨이의 보안문제를 알고 있지만 다른 요소도 고려 중”이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화웨이 둘러싼 끝없는 잡음
화웨이 5G 장비 도입의 관건은 보안이다. 2012년 미국 하원은 화웨이를 조사한 후 “(이 회사가) 중국 인민해방군 사이버부대에 특별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하원은 보고서를 통해 “화웨이의 장비는 전시에 상대국의 안보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호주정부는 화웨이의 광대역 통신망 설비 제공을 금지했다. 화웨이는 모든 논란을 부정했다. 화웨이는 보안백서를 통해 “당시의 엔드투엔트 사이버 보안역량 개선방안 이외에는 정부나 정부산하기관으로부터 어떤 지시도 없었다”고 밝히며 반발했다.
하지만 2016년 11월 미국에서 판매된 화웨이의 스마트폰에서 백도어가 발견돼 보안이슈가 다시 떠올랐다. 백도어는 문자메시지 내용, 연락처 목록, 통화로그, 위치정보 등을 중국서버로 전송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화웨이 변호인 측은 백도어 탑재를 인정하면서도 “데이터는 중국 정부에 전송된 것이 아니며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중국 기업의 실수”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보안업계에서는 화웨이가 백도어를 의도적으로 탑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정부, “5G 장비 보안여부 살필 것”
우리 정부도 화웨이 5G 장비 도입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7일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어떤 장비가 됐든 5G 보안 문제에 대해 정부도 살펴보겠다”며 5G 통신 장비에 보안점검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화웨이의 장비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장비 보안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지난 13일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은 “(통신장비는) 엔드유저에 이르기까지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2G, 3G, 4G, LTE까지 오는 동안 여러 사업자들과 보안에 대해 노력했으며 그런 역사가 있어 더 믿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웨이 장비 도입을 망설이는 이통사에 보안에 문제를 소구 포인트로 내세운 셈이다.
김 사장은 이어 “삼성전자는 상용 수준의 검증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네트워크라는 것은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다. 망 구축을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계속 추가하고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책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5G 시장을 발판으로 삼아 2020년까지 글로벌 점유율 20%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네트워크 장비시장 1위는 화웨이로 28% 수준이다. 다시말해 삼성전자가 5G 시장에서는 1, 2위를 다투는 위치까지 올라가겠다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론은 화웨이 장비 도입 반대가 압도적”이라며 “망구축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가입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어 이통업계가 고민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와중에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화웨이 장비 도입에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면서 이통사들의 행보는 한치 앞도 알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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