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인터파크

‘1+1’에 현혹돼 필요 없는 상품을 구매해본 적 있는가. 지나가던 길에 인형뽑기 매장에 들러 인형이 나올 때까지 아무 생각 없이 뽑기를 한 적은? 아마 친구들에게 술 한턱 내고 택시비가 아까워 피곤을 무릅쓰고 지하철 막차를 타기 위해 미친 듯이 뜀박질한 적도 있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입버릇처럼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사실 알고 있다. 돈은 있었다. 그저 결정적인 순간에 쓸 돈을 남기지 않고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다 썼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혹은 돈이 꼭 필요한 순간에 좌절에 빠지고 한탄한다. 그러면서 또 생각한다. ‘난 분명 열심히 벌었는데 그 수많은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우리는 왜 이런 일을 반복할까. 답은 간단하다. 우리 모두 다 돈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하고 쓰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자인 댄 애리얼리 듀크대 교수는 “사람들은 돈에 관련해서 잘못된 선택을 하는 데 아주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신간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에서 우리가 왜 그런 실수를 저지르는지를 설명한다.


사람들은 대개 스스로 합리적인 소비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댄 애리얼리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들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지불을 아까워하면서도 유흥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 평소 아무리 목이 말라도 1000원짜리 생수 한병 사는 걸 아까워하는 사람도 여행 땐 4000원짜리 생수를 아무렇지 않게 마시는 것이 한 예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은 그날의 기분에 따라 돈을 쓰고 늘 돈에 허덕이며 버겁게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지불에 대한 결정은 단순히 돈에 대한 결정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에 따른 것이라고 본다. 사람들은 자기가 돈에 대해 많은 것을 안다고 믿지만 놀랍게도 돈이 무엇이고 돈이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해주는지, 또 돈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저지르는지 알지 못한다.

<댄 애리얼리의 부의 감각>은 ‘돈의 세상’에서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 꼭 키워야 할 소비감각을 담고 있다. 예컨대 무언가를 구매하면 그 대가로 희생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염두에 둬야 하고(기회비용), 세일 상품을 살 때는 그 상품의 정가를 고려 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상대성)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 그 상황에 작동되는 다양한 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묵직해 보이지만 공감되는 포인트가 많아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 더불어 소비를 위해 살 수 밖에 없었다고 합리화하던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댄 애리얼리·제프 크라이슬러 지음 |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펴냄 | 1만8000원

☞ 본 기사는 <머니S> 제551호(2018년 8월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