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은행권 영업전쟁의 막이 올랐다. 상반기 수조원대의 실적을 거둔 4대 시중은행은 ‘영업1등’을 목표로 내세우며 연말까지 박빙의 실적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상반기 실적에선 KB국민은행이 순익 1조3533억원을 기록하며 리딩뱅크 자리에 앉았다. 이어 신한은행(1조2718억원), 우리은행(1조2369억원), KEB하나은행(1조193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규제로 은행의 영업환경이 어려워지면서 핀테크업체, 인터넷은행과의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치열한 영업전쟁에서 누가 승기를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신한, 치열한 1등 싸움


영원한 라이벌,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순위 경쟁은 은행에서도 진행형이다. 최근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순이익 격차가 줄고 있어 선두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상반기 KB국민은행은 최대 순익을 거둔 반면 순이익 증가율은 전년대비 11.9%로 신한은행(15.2%)보다 낮았다. 또 대손충당금전입액은 국민은행 14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993억원보다 85% 이상 줄었으나 신한은행은 1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었다.

국민은행이 대손충당금을 적게 쌓은 점을 감안하면 순익을 늘릴 수 있는 충당금 전입액 효과를 봤다는 의미다. 이는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 비율을 통해서도 가늠할 수 있다. NPL 커버리지 비율은 부실채권에 대비해 얼마나 충당금을 쌓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상반기 국민은행의 NPL커버리지 비율은 119.8%로 직전분기(117.6%)보다 오른 반면 NPL커버리지가 가장 높은 신한은행은 141%를 기록하며 직전 분기(140%)보다 소폭 상승했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도 국민은행은 1.71%로 지난해 3분기 1.74%를 기록한 이후 3분기 연속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신한은행의 NIM은 1.63%로 전년 동기보다 0.09%포인트 올랐다. 특히 신한은행은 국외점포를 포함한 은행 연결 NIM이 1.69%로 국내 대비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금융전문가들은 신한은행이 리딩뱅크 탈환을 위한 불씨를 마련했다고 보고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하반기 경영목표로 ‘영업력 1등’을 내세웠다. 시중은행을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시장 환경 속에 놓인 코끼리에 비유하고 ‘코끼리도 혁신할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보수적인 시중은행도 혁신을 일으키는 인터넷은행처럼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는 올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영업력은 1등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공격과 수비 모두 중요한 만큼 적극적인 영업을 추진하는 한편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핀테크업체 등 경쟁자가 앞선 부분이 있다면 배워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하반기 핵심 경영전략으로 ‘디지털 KB’를 제시했다. 온라인과 모바일 등 비대면채널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인력, 프로세스, 문화 등 조직 전체에 걸친 디지털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RPA(로봇 자동화 기술) 등을 개발하는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고 외부인재도 적극 영입할 계획이다.
허 행장은 “타율성과 현실안주, 자만심 등이 KB의 미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라며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 말고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디지털KB를 향해 새로운 각오를 다지자”고 강조했다.

◆우리·KEB하나, 3위권 각축전

3~4위권 경쟁도 치열하다. 올해는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취임한 해이자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마지막 임기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실적에 따라 손 행장은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 행장은 3연임을 노릴 수 있다.  

올 상반기 우리은행은 1조2369억원, KEB하나은행은 1조193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두 은행의 순익 차이는 436억원에 불과하다.

건전성도 개선됐다. 우리은행의 NPL 비율은 0.51%로 전분기(0.79%)보다 대폭 감소했고 연체율은 0.33%로 전분기 대비 0.04%포인트 개선되며 리스크 관리 능력이 향상됐다. KEB하나은행의 NPL비율은 0.71%, 연체율은 0.40%로 각각 전분기 말 대비 0.05%포인트, 0.02%포인트 하락했지만 우리은행보다 높다.

하반기에도 우리은행은 선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손 행장은 내년 지주회사 출범을 목표로 ‘전 직원의 자산관리 전문화’라는 미션을 내걸었다. 그는 취임 후 반년 간 지주사 설립 인가 신청, 차세대 전산시스템 교체(디지털), 캄보디아 금융사 인수(글로벌) 등 굵직한 과제를 풀었다. 이제는 비이자이익 증대로 실적 상승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통합 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실적 개선 의지도 강하다. KEB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실적에서 2015년 은행 통합 이후 반기 최대실적을 내놨다. 오는 9월 통합3주년을 앞두고 인사제도 통합작업을 진행 중이며 인사가 마무리되면 비이자이익 극대화를 위한 자산관리에 몰두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신탁과 펀드 등이다.

앞서 KEB하나은행은 신탁본부를 신탁사업단으로 강화했다. KB국민은행도 신탁본부를 신탁그룹으로 재편했고 우리은행은 연금신탁사업단을 신탁연금그룹으로, 신한은행은 신탁연금그룹을 3개 본부로 나누고 총책임자를 본부장에서 부행장으로 격상하는 등 신탁부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함 행장은 “하반기 고객기반을 확대하면서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철저한 리스크관리로 우량자산을 늘려 이자수익 기반을 다지고 자산관리·외국환·투자은행(IB)·글로벌 진출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수수료 수익 기반도 발굴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1호(2018년 8월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