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올 2분기 하위 20%에 속하는 1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132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줄었고 상위 20%인 5분위의 소득은 913만5000원으로 10.3% 늘었다. 상하위 소득격차가 781만원인데 이는 2003년 통계집계 이후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격차다.
분배지표로 활용되는 분위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도 5.23배를 기록하며 2분기 기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인 5.24배 이후 10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분위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클수록 소득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뜻이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줄어든 것은 고령가구 증가와 함께 저소득층 일자리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1분위 비중이 높은 음식숙박업,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2분기 2만5000명 줄었지만 올 2분기에는 18만명으로 감소폭이 급격히 커졌다.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가 중산층으로 확대되는 조짐도 나타났다. 중간 지대에 위치한 3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394만23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한 것. 이들의 처분가능 소득도 315만2800원으로 2.4% 줄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규 일자리는 월평균 12만3000개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원인에 대해 시장에선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 파급효과를, 정부는 고령화와 제조업부문의 구조조정에 따른 영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령화와 구조조정 등의 구조적인 문제가 올해 시작된 게 아닌데도 올해부터 고용·소득불평등이 급격하게 악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판단에 무게가 더 실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악화도 일부 영향을 줬지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경직적 시행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며 “정부 경제정책의 전면적인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현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 성장이 세금주도 성장으로 변질되며 사실상 실패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 경제정책은 소득주도 성장이 아니라 세금중독 성장론”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더 이상 실패한 정책에 연연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깨끗이 인정하고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2분기 하위 20% 저소득층 가구의 소득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근로소득은 51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줄었지만 세금으로 보존하는 정부보조금 등 이전소득은 59만4700원으로 19.0% 늘었다.
근로·이전소득 간 역전현상은 2003년 통계집계 이후 단 2차례 발생했는데 모두 올해(1·2분기) 발생했다. 재정을 통한 소득보전 및 성장은 결국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온 세금으로 충당되는 것이어서 소득주도 성장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신속한 경제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독선과 고집으로 국민을 시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 정부 소득주도 성장론의 설계자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오는 26일 경제정책 전반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처음으로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선 현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경제운용의 틀에 대한 폭넓은 얘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궤도수정에 대한 발언도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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