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공사현장 지반 침하로 건물이 심하게 기울어 사실상 붕괴된 상도유치원을 바라보는 주민. /사진=뉴스1 성동훈 기자
서울 동작구 상도동 공사장 지반침하에 따라 사실상 붕괴된 상도유치원 대해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왔다. 수개월 전부터 예고된 사고였지만 안전불감증에 빠진 정부의 무관심이 사고를 일으켰다는 것.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7일 사고 현장 인근에 마련된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를 방문해 “매년 우기 때마다 전국적으로 건물 안전에 대한 진단이 나오지만 시공사의 비용 줄이기와 정부의 방임 탓에 위험이 방치되는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교수는 지난 3월 상도유치원의 의뢰를 받아 현장 점검을 한 뒤 공사장의 붕괴 징후를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1400년이 된 지하에도 지하철을 만들 수 있는 세계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시공사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무리한 공사를 감행하고 관할 공무원은 이를 눈감아 주는 시스템”이라며 우리나라 공사현장의 현실을 꼬집었다.

이 교수는 “양심적인 전문가와 기술자가 많지만 담당 공무원에게 찍히면 용역을 받지 못하니 얘기를 못할 뿐”이라며 “균열 등 문제가 발생해 소송까지 가더라도 원인규명이 어렵다. 이게 국가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 교수는 “6개월 전 예고한 경고를 무시한 탓에 애꿎은 유치원이 철거될 운명에 놓였다”며 “알고 설계하고 공사하는 것이다. 다 핑계고 방임이다”라며 씁쓸해했다.


이날 새벽 긴급 현장점검을 한 김재성 동명기술공단 토질·기초기술사 역시 “이번 사고는 많은 비와 부실한 설계·시공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비롯됐다”며 “다세대주택 공사장 지반이 암벽이면 좋았겠지만 흙을 다진 뒤 건물을 쌓아 올려 지반이 버티지 못했다”고 붕괴 원인을 분석했다.

이른바 흙다지기 공법으로 지반을 만든 뒤 6개동 49세대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건설하다가 최근 쏟아진 폭우로 지반에 물이 스며들자 약해진 지반이 붕괴했다는 설명.

한편 지난 6일 오후 11시22분쯤 동작구 상도동의 6개동 49세대 규모 다세대주택 공사장을 받치던 지반이 붕괴하면서 가로·세로 폭 50m 규모의 침하가 발생했다. 이 붕괴로 인근 상도유치원 건물이 심하게 기울며 사실상 붕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