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안전자산의 대명사 엔화의 움직임 심상찮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1일 미국 금리인상 전망을 배경으로 1달러 당 113엔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엔 매도, 달러 매수 흐름이 연일 이어지면서 지난 1일 1달러 당 엔 환율은 113.71엔으로 지난해 12월 이래 9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서 거래되는 엔/원 환율도 떨어졌다. 지난 1일 기준 100엔당 975.8원으로 전날(981.2원)보다 5.4원 하락했다. 6일 연속 하락세로 지난 6월14일(975.3원) 이후 약 3개월 반만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커지고 아베 3기 내각 집권이 이어지면서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한다. 지금 같은 가파른 엔화약세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쌀 때 엔화를 사드려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기회다. 


◆미·중 무역분쟁 등 엔화 약세 이슈 많아 

엔/원 환율은 올해 초부터 남북 정상회담 등을 거치면서 1000원대를 밑도는 경우가 많았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엔화가 약세를 보인 것이다. 엔화는 저금리를 기반으로 캐리트레이드 조달통화로 활용되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대두될 때마다 수요가 몰리는 대표적인 통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달러강세가 톡톡히 효과를 발휘하면서 엔화를 포함한 상당수 국가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일본 국채 수익률은 제로 수준인데 반해 미 국채 수익률은 금리인상 기조 등으로 3%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엔화 가치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할 정도로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은 적다. 오는 12월 미국이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연준의 긴축 속도가 외환시장에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 오는 10월 중순 발표하는 환율보고서도 변수다. 중국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무겁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 엔화가 강세로 전환될 수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순 미국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일본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폭 축소를 원하고 있다”며 “엔화 약세가 강하게 진행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엔화예금, 환차익 노리기 적합 

엔화에 투자해 환차익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은 엔화예금이다. 엔화 가치가 950원대까지 하락했던 지난해 말 기준 엔화 예금 잔액은 57억9000만달러로 13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화예금은 원화를 엔화로 바꿔 가입하고 만기 때는 다시 엔화를 원화로 바꿔주므로 통화 간 환율 차이만큼 이득을 볼 수 있다. 현재 일본이 제로 금리인 상황을 고려하면 단순 예금보다는 엔화가치 기반의 ETP(ETF·ETN)도 눈 여겨 볼 만 하다.

엔화 ETP는 환전 수수료 없이 거래할 수 있고 주식처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한 소액 거래도 가능하다. 국내 출시된 엔화 투자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일본 엔선물 ETF', 'TIGER 일본엔선물인버스 ETF', 'TIGER 일본엔선물레버리지 ETF' 등이 있다.

ETF와 유사하지만 매수와 매도 호가 차이를 좁혀 거래비용을 줄인 ETN으로도 엔화에 투자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TRUE 엔선물 ETN', 'TRUE 레버리지 엔선물 ETN', 'TRUE 인버스 엔선물 ETN'이 대표적이다. 다만 ETF와 ETN은 엔화 예금과 달리 발생한 이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또 엔화 현물보다 다소 고평가된 선물지수에 연동된 상품인 만큼 환율 방향성을 잘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 

은행 관계자는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이거나 유학자금으로 엔화를 환전하기 적기"라며 "엔화를 포함한 외화 환율은 워낙 변동이 크기 때문에 환율 추이를 살펴보고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