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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 주가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반등 가능성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된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고 달러 강세 기조로 환리스크 부담도 낮아질 전망되는 등 주가에 긍정적인 재료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재무적 부담과 금리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이 나타나는 기간을 감안하면 예년 수준으로 주가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바닥 뚫고 추락하는 생보주
최근 5개 생보사의 주가는 상장 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삼성생명은 지난 19일 9만1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12일 종가는 9만300원으로 2012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11년은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본격 도입된 시기로 당시 대부분의 보험사 주가가 좋지 못했다.

한화생명은 19일 4615원에 장을 마쳐 2010년 3월 상장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화생명 주가가 50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며 이는 공모가(8200원)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국내 최초 상장 생보사인 동양생명 역시 주가가 6010원까지 떨어지면서 2010년 상장 후 가장 낮아졌다. 2015년 1만4000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2016년 말 육류담보대출 사태 이후 급락해 아직까지 회복을 못했다.


2015년 7월 상장한 미래에셋생명은 4925원에 장을 마감해 지난해 9월 이후 1년1개월만에 다시 5000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5월 상장한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는 3만1450원에 장을 마쳐 지난 2일 이후 공모가(3만3000원)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생보사 주가는 저금리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다 2016년 중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다 지난해 금리가 상승기에 접어들고 증시가 호황을 누리면서 주가도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2021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한 부담으로 주가 회복에 한계가 있었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도 1년째 1.5%에 머무르면서 올 들어 주가는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격차까지 커지면서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


◆금리 정체에 수익성·환리스크 이중고

생보사 수익구조는 크게 이자율차손익(이차익), 위험률차손익(사차익), 사업비차손익(비차익)으로 나뉘는데 이 중 자산운용에 해당하는 이자율차손익이 핵심이다. 금리가 좋은 경우 투자이익률도 높아지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는 저조할 수밖에 없다. 저금리의 장기화는 이차익 부문의 부진을 초래한다.

최근 3~4년간 저금리 기조가 고착되자 한화생명, 농협생명, 푸본현대생명 등 다수 생보사는 해외투자로 눈을 돌렸다.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장기채권 물량이 많은 점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원화강세 기조가 지속지면서 환리스크가 확대된 점이다. 보험사는 해외투자 시 환헤지를 동반하게 되는데 원화 강세 국면에서는 비용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불리하다.

투자 자산(채권 만기)에 맞춰 헤지 기간을 동일하게 설정하면 투자 비용부담이 크고 짧게 잡을 경우는 연장(롤업)을 해야 하는데 환율을 감안하면 비용 부담은 마찬가지다. 파생상품 거래손실 및 평가손실, 외환차손 등이 대표적인 비용발생 항목이다.

한 생보사 리스크관리 임원은 “원화 강세 시점에서는 해외자산의 추가수익은 없고 경우에 따라 마이너스가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환헤지 기간을 길게 잡을 경우 환율이 조금만 변동해도 재무제표 변동폭이 심해 통상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주가 회복에 시간 걸릴 듯
생보사의 주가는 올 4분기부터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은 무산됐지만 연내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은 이차익 개선을 의미하며 동시에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환율의 경우 지난달까지 1110원대에 머물다가 이달 2일부터 줄곧 1120원대를 유지하면서 강달러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1일 원/달러 환율은 1144.4원으로 지난해 9월29일 이후 처음 1140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전의 달러 약세는 미국의 금리상승 영향이 컸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을 압박하고 미중 무역분쟁도 해소 조짐을 보이면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섰다.

다만 금리·환율 상승 효과가 생보주 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상승이 일시적 모멘텀이 될 수 있지만 실적으로 연결되기에는 시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정책 기조에 따라 국내 시장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회복시점을 예단하기 어렵게 만든 부분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오를 경우 RBC비율이 일시적으로 나빠질 수 있지만 운용자산이익률 제고 등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며 “과거 판매한 확정고금리 상품에 대한 부담도 완화돼 IFRS17 대응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중견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가가 반등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상승세를 위해서는 연준의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생보사가 손보에 비해 금리 민감도가 높지만 투자수익성이 나타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돼 완만한 금리상승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