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C 2018이 열린 서울 상암동 OGN e-스타디움. /사진=컴투스
e스포츠가 게임과 스포츠를 결합한 엔터테인먼트로 각광받고 있다. 집이나 PC방에서 하던 게임이 선수가 플레이하고 팬들이 감상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게임이라는 단편콘텐츠가 e스포츠를 통해 세계적인 지식재산권(IP)이 되고 흩어져 있던 전세계 유저들을 한자리로 부른다.
서머너즈 워 월드아레나 챔피언십(SWC)도 마찬가지다. 2014년 4월 출시한 서머너즈 워는 지난해 3월 기준 글로벌다운로드 9000만건을 돌파한 흥행IP로 자리 잡았다. 전세계 유저들과 대결하는 ‘월드아레나’가 폭발적인 흥행을 이끌면서 컴투스의 해외매출도 큰 폭의 성장세를 이뤘다.

컴투스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해부터 SWC를 통해 내로라하는 서머너즈 워 랭커들을 초청했다. 월드랭킹 1위의 ‘빛대’(김수민)와 아시안퍼시픽컵 3위 ‘이태원프리덤’(이태원) 등 한국선수들도 지역예선을 거쳐 결선무대에 안착했다.


◆치열했던 토너먼트, 이변은 없었다

지난 13일 SWC 2018이 열린 서울 OGN e-스타디움에는 오전 9시부터 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한 관람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후 1시10분 토너먼트가 시작되면서 관람객들의 열띤 응원이 펼쳐졌고 선수들도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특히 지난해 SWC에서 ‘로즈’ 이형민에게 패하며 월드결선 해설자로 만족해야 했던 빛대는 우승에 대한 염원을 강하게 표출했다. 빛대는 사전인터뷰에서 “한국예선을 1위로 통과한 빛대”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삼각김밥을 먹으면서 대회를 준비한 만큼 정상에 올라보겠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도 하나 같이 빛대를 우승후보로 꼽는 한편 이변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선수들 사이에서 ‘빛대만 꺾으면 누구와 붙어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다.

의지와 달리 빛대는 8강 1차전부터 유럽의 DGP에게 패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DGP는 불피닉스 폭주효과로 빛대의 몬스터를 차례대로 제거했다. 스턴 등 군중제어(CC)기술까지 적중하며 빛대의 항복을 받아냈다.

빛대는 2경기 선픽을 가져오면서 물웅묘무사와 불피닉스를 선택했고 DGP를 압박하는 데 성공했다. 딜작(공격력 룬 강화 작업) 중심의 풍극지여왕으로 DGP를 초토화시킨 3경기를 통해 최고랭커의 실력을 선보였다.

빛대가 우승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컴투스
한·일전 매치가 된 4강전은 한층 더 험난했다. 또 다른 우승후보 라마가 3대1로 쉔을 꺾고 4강에 진출한 반면 빛대는 선수들이 꼽은 최약체 선수 마츠에게 2대2까지 끌려가는 접전 끝에 마지막 5경기에서 진땀승을 거뒀다.
마츠는 1·2경기를 내주고 3경기부터 5경기까지 물드래곤, 불오컬트, 물서큐버스 등 강력한 CC기 보유 캐릭터로 빛대를 괴롭혔다. 실전에 강한 마츠의 CC 메타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 빛대였다. 8강에서 이태원프리덤을 2대0으로 꺾은 게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경기였다.

그러나 빛대는 상대를 철저하게 분석하는 선수. 마츠가 5경기에서 수면 메타 중심으로 덱(캐릭터 구성)을 꾸리자 불피닉스, 풍극지여왕을 앞세워 화력전으로 맞섰다.

빛대는 라마와의 결승전에서 제 실력을 발휘했다. 라마는 결승전 밴픽(특정 캐릭터를 선택하거나 상대방이 고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을 통해 빛대가 자주 사용하는 빛무희를 고르지 못하게 만들었다. 최근 유행하는 CC전략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빛대는 자신만의 플레이를 선보였다. 물드래곤나이트, 불사막여왕, 불오공 등 희귀 몬스터로 승부수를 걸었고 룬작(룬 강화 작업)의 힘을 발휘해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시상식에서 빛대는 “마츠와 붙었던 4강 경기가 가장 어려웠다”며 “준비한 카드에 말린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만큼 SWC 2018이 치열했다는 방증이다.

◆SWC, 모바일e스포츠 가능성 열어

1500여명의 관객이 운집한 SWC 2018은 모바일e스포츠만의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했다.

스크린을 무대 중앙과 좌우 측면에 배치해 관람 편의성을 높였다. 중계화면도 선수들의 사진을 상하구도로 배치하는 한편 현재 경기상황과 스코어를 모두 표기해 경기 상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관람객들은 화면을 보며 치명타, 수면, 기절 등 특수기술이 꽂힐 때마다 함성과 탄식을 내뱉었다. 실제로 게임부스와 관객석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눈앞에 보이는 멀티스크린을 통해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사진=컴투스
맛깔나는 해설도 SWC의 흥행에 영향을 끼쳤다. 허준, 강민 등 게임전문 해설진의 실시간중계는 막힘이 없었고 눈으로만 보는 경기에 색다른 윤활유로 작용했다. 컴투스는 OGN e-스타디움 관객석을 기준으로 좌·우측 상단에 각각 국내외 중계진의 해설부스를 마련해 글로벌e스포츠다운 면모를 보였다.
경기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 총 13개 언어로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온라인중계 동시 접속자수는 10만명을 넘었고 누적 시청자는 56만명을 돌파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e스포츠의 경우 마니아층 규모가 온라인게임보다 적고 활성유저도 국내에 한정돼 흥행이 어려운 편”이라면서도 “서머너즈 워는 세계적인 유저풀을 지녀 태생적 한계를 극복했기 때문에 해를 거듭할수록 큰 규모의 대회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3호(2018년 10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