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일 인천 문학 주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2018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쉽 결승전에서 소환사의 컵을 두고 치열한 맞대결을 펼칠 프나틱(위쪽)과 인빅터스 게이밍. /사진=뉴시스
지난달 1일 플레이 인 스테이지를 시작으로 약 한 달간 한국에서 펼쳐진 2018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쉽(롤드컵)이 이제 단 한 경기만을 앞두게 됐다. 2012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팀이 8강에서 전멸하는 등 이변이 속출한 이번 대회에서 소환사의 컵을 차지할 후보로 유럽의 프나틱과 중국의 인빅터스 게이밍(IG)가 마지막까지 남게 됐다. 최종 승자가 가려질 결승 무대는 오는 3일 인천 문학 주 경기장에서 열린다.
▲초대 롤드컵을 차지한 유럽의 맹주 프나틱

프나틱은 롤드컵이 처음 개최된 2011년 어게인스트 올 오서리티(aAa)를 격파하고 초대 왕좌에 올랐다. 이후에도 꾸준히 유럽 무대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프나틱이었지만, 번번이 한국과 중국 팀에 막혀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2016년에는 롤드컵 진출에도 실패했다.


그러나 프나틱은 이번 시즌 들어 완벽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서포터 ‘힐리생’을 제외하고는 작년과 비교해 로스터에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미드라이너 ‘캡스’를 중심으로 타 유럽팀들을 압도하면서 스프링과 서머 시즌 연속으로 우승을 달성했다.

프나틱은 롤드컵 들어서 더 강력한 모습을 뽐냈다. 안정적인 탑 라이너 ‘브위포’는 주로 캐리력 있는 팀원들을 보좌하는 역할을 자처하지만, 8강과 4강에서 선보였듯이 스웨인·빅토르 등이 쥐어질 때 엄청난 캐리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정글러 ‘브록사’는 가장 놀라운 모습을 선보인 정글러다. 기존 유럽 무대서 무난하게 잘하는 정글러로 평가받았지만, 이번 롤드컵에서는 엄청난 피지컬을 앞세워 프나틱의 초반을 주도했다. 특히 8강에서 보여준 리신 컨트롤은 세계 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프나틱에서 가장 핵심인 선수를 꼽자면 단연 ‘캡스’다. 암살자, AP 메이지 등 어떤 종류의 챔피언을 잡아도 캐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4강 2차전에서는 C9에게 한타에 밀려 팀이 위기에 빠졌지만, 1:4 구도에서 홀로 C9의 챔프들을 모두 잡아내는 놀라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앳된 소년에서 이제 팀의 ‘고참급’으로 성장한 ‘레클레스’는 플레이에서도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멘탈이 쉽게 흔들리면서 소위 ‘던지는’ 플레이가 많았던 레클레스는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딜을 쏟아 넣는 선수로 진화했다. 4강 3경기 동안 단 3데스만 기록하는 등 안정감 있게 팀을 캐리하고 있다. 특히 이번 롤드컵에서 본인의 트레이드 마크인 시비르를 사용했을 때 KDA는 무려 69.98에 달했다.

팀의 유일한 신입생인 ‘힐리생’ 역시 좋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옆에서 레클레스를 묵묵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힐리생은 라칸 같은 챔피언을 잡았을 때 뛰어난 이니시에이터 역할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선수다.

▲중국·구단 최초 롤드컵 제패 노리는 IG, 그 중심에는 한국인 듀오

IG는 우여곡절이 많은 팀이다. 그동안 LPL 내에서 EDG나 RNG에 밀려있던 IG는 이번 스프링과 섬머 정규 시즌에서 각각 무려 18승 1패를 거두며 최강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번번이 발목을 잡혔다. 그들에게 좌절을 안긴 올해 최고의 팀으로 꼽혔던 RNG였다. IG는 스프링 4강과 섬머 결승 모두 RNG에 2-3으로 패하면서 정작 이번 시즌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롤드컵 8강 무대에서 또 다른 우승후보로 꼽혔던 KT 롤스터를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격파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4강에서는 난적 G2 Esports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며 더 이상 다전제에서 약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중국팀으로서는 4년만에 결승에 진출하게된 IG는 구단 및 중국팀 역사상 첫 롤드컵 제패를 노릴 기회를 잡았다.

이번 시즌 들어 IG에게 가장 큰 힘이 된 라인은 탑이다. 한국에서 리븐 장인으로 유명했던 ‘더 샤이’는 본래부터 뛰어난 피지컬에 운영 방식을 더하면서 세계 최고의 탑 라이너 중 하나로 성장했다. 롤드컵 8강 3차전에서는 ‘피오라’를 선택해 KT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이는 등 큰 무대에서 전혀 긴장하지 않는 패기까지 선보였다.

정글러 ‘닝’도 강력한 IG의 상체에 힘을 보태고 있는 선수다. 신짜오, 카밀 등을 택해 공격적인 운영을 즐겨하는 닝은 그라가스, 자크를 골라 팀을 서포트할 수 있는 능력까지 지녔다. 갑작스레 무리한 플레이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 메타에서 약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선수다.

프나틱의 캡스와 마찬가지로 IG에서 핵심은 미드라이너 ‘루키’다. 오히려 캡스의 영향력을 능가할 정도로 최고의 모습을 펼치고 있다. 2014년 KT 애로우즈 소속으로 데뷔 당시부터 ‘페이커’를 위협할 정도로 뛰어난 역량을 지녔던 루키는 2015년 IG 입단 후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였다.

데뷔 후 두 번째로 참가한 이번 롤드컵에서도 르블랑과 라이즈 같은 챔피언을 꺼내들며 팀을 슈퍼 캐리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가 누구인지 선택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저 없이 루키를 꼽을 것이다.

그러나 루키에게 부족한 단 한 가지는 ‘우승’이다. KT 애로우즈 시절 이룬 LCK 섬머 우승을 제외하곤 트로피를 거머쥔 기억이 없다. 가장 큰 무대인 롤드컵 결승전은 루키에게 있어 그동안의 설움을 풀어버리는 것은 물론, 완벽하게 ‘세체미’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원거리 딜러 재키러브는 데뷔 후 항상 중국 최고의 스타인 우지와 비교됐다. 캐리력은 충분한 선수지만, 의외의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쉽게 죽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번 롤드컵에서도 이러한 단점이 종종 드러났다. 그러나 자야 같은 챔피언을 들고 무난하게 성장한다면 재키러브만큼 딜을 넣을 선수도 드물다. 여기에 서포터 바오란이 알리스타와 브라움 등의 챔피언으로 재키러브를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어 IG의 바텀 라인도 결승 무대에서 언제든지 활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