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엄앵란이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신성일씨의 빈소에서 취재진에 심경을 밝히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참 수고했고, 고맙고, 미안하다.”
4일 오전 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고 신성일씨가 아내 엄앵란에게 남긴 유언이다. 엄앵란은 3일 전에 고인을 마지막으로 봐 자녀들에게 고인의 유언을 전해 들었다.

엄앵란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유언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딸이 ‘마지막으로 할 말 없냐’고 하니, (신성일이) ‘재산없다’고 말했다”며 “딸이 ‘어머니(엄앵란)에게는 할 말 없냐’고 물으니 ‘참 수고했고 고맙고 미안하다고 전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엄앵란은 남편 신성일에 대해 ‘사회적인 남자’라고 회상했다. 그는 “신성일은 사회적이고 일밖에 모르는 남자였다. 뼛속까지 영화인이었고 까무러치는 때까지 영화 생각뿐이어서 (수많은) 역할을 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성일은 대문 밖의 남자였다. 일에 빠져서 집안은 나에게 맡기고 영화만 생각한 사람이어서 어떤 역도 소화하고 그 어려운 시절에 많은 히트작도 냈다. 그 외에는 (가정에는) 신경을 쓰지 못 했다”고 했다.

엄앵란은 신성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저승에 가서 못 살게 구는 여자 만나지 말고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서 재미있게 살길 바란다”며 “구름타고 놀러다니라고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고인은 1960년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 후 508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1964년 동료배우였던 엄앵란과 부부의연을 맺었고 슬하에 1남2녀를 뒀다. 배우이자 제작·감독으로도 활약했으며 2000년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