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한듬 기자
국내 주요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베트남 투자를 확대하고 나섰다. 미국과 중국을 대체해 우리나라 경제영토를 동남아로 확대할 신남방 정책의 교두보인 베트남시장에 총수들이 직접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시 총리 공관에서 응웬 쑤언 푹 총리와 만나 베트남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와 환경문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

지난 6~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20회 니케이포럼 세계경영자회의’에 연사로 참여한 데 이어 곧바로 발걸음을 베트남으로 돌린 것이다.


최 회장이 푹 총리를 만난 것은 1년 만이다. 지난해 11월 응웬 총리와 첫 면담을 갖고 베트남의 미래 성장전략과 연계한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했고 이후 SK는 지난 9월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중 하나인 마산그룹의 지주회사 지분 9.5%를 4억7000만달러(약 5300억원)에 매입했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공기업 민영화 참여 등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이 가속화하기를 기대한다”고 추가적인 투자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달 말 베트남에서 푹 총리를 만나 투자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삼성이 많은 나라에 투자했지만 베트남처럼 기업의 제안에 귀 기울이고 해결해주는 나라는 많지 않다”면서 ”베트남에 대한 장기투자를 계속하고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박닝성 옌퐁현과 타이응웬성 포옌현에 휴대폰 1·2공장, 호찌민에 가전제품 공장 등 총 3곳의 공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의 수출은 428억달러로 베트남 전체수출 2138억달러의 20%를 차지하며 채용규모는 11만명, 투자규모는 95억달러에 이른다.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 사진=각사 제공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의 전자부문 계열사까지 합칠 경우 수출비중은 25.3%이며 고용규모는 16만명, 투자금액은 173억달러로 늘어난다.
이와 관련 푹 총리는 “삼성이 사업 규모와 범위를 계속 확대해서 베트남을 세계에서 가장 큰 생산거점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전략거점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베트남기업이 삼성의 부품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 창출과 지원산업 확대를 위해 계속 지원해주는 동시에 반도체분야와 인프라, 금융, 정보기술(IT) 개발에도 착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한국에 돌아가면 간부 회의를 소집해 총리가 제안한 것처럼 베트남에 투자할 수 있는 다른 분야가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도 올 초 푹 총리를 만나 “효성 베트남은 글로벌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라며 “세계 1위의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뿐만 아니라 화학과 중공업부문에서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효성은 2007년 베트남 남부 호치민시 인근의 연짝 공단에 베트남·동나이 현지법인을 설립해 현재까지 약 15억달러를 투자했다. 효성 베트남·동나이 법인은 지난해 매출 약 1조7000억원을 기록, 베트남 전체 수출의 약 1%를 차지하고 있다.

올 초에는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생산법인을 설립하고 총 13억달러를 투자해 폴리프로필렌(PP) 공장과 이를 위한 탈수소화 공정(DH) 시설, LGP 가스 저장탱크 건립 등에 대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효성첨단소재가 베트남 중부 광남성 땀탕공단 내 제2공장 부지에 1억5200만달러(약 1700억원) 규모의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타이어코드 생산설비를 구축키로 했다. 신규법인 설립은 2021년 상반기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