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주식투자에서 한 종목에만 투자할 경우 그만큼 위험도가 높으니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라는 의미다. 이런 투자 전략은 최근 여러 국가에 대한 분산투자로 활용되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는 국내 기업에 비해 우량한 기업이 많아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들도 해외 주식투자 정보를 적극 제공하는 한편 환율 우대수수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편집자주]


[증시혼란기, 해외투자 뜬다-상] 투자도 이젠 ‘글로벌’하게


국내 주식시장이 침체를 보이면서 해외 증시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시장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20~30대 젊은 투자자를 중심으로 미국 기술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해외 증시는 국내보다 우량한 글로벌 기업이 많고 이에 대한 분산투자로 투자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에는 해외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투자방법도 번거로웠지만 증권사들이 다양한 해외 주식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다만 해외 주식 투자가 늘어날수록 실질적인 투자 정보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얼마나 빠르게 이같은 니즈에 부응할 수 있느냐가 시장 확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급증하는 해외 주식투자


한국예탁결제원 외화증권예탁결제 자료에 따르면 올 9월 누적 해외주식 결제대금은 252억달러로 2015년에 비해 80% 증가했다.

최근 해외 주식투자는 20~30대를 중심으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빅데이터센터가 해외주식 거래고객 2만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20대(34%)·30대(30%) 투자 비중이 전체의 64%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76%)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압도적이었고 종목별로는 넷플릭스, 애플, 엔비디아 등 미국의 성장성 있는 기술주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전에는 해외 주식이라고 하면 어렵게만 느껴졌지만 최근 미국 기술주를 중심으로 국내 투자자에게도 익숙한 해외 종목이 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FAANG’으로 불리는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은 20~30대에게는 삼성만큼이나 친숙한 기업들이다.


우선 구글은 ‘일하기 좋은 기업’이라는 이미지부터 떠올리는 이가 많다. 애플의 글로벌 영향력과 기술력은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페이스북은 국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기를 주도한 대표적인 채널이다. 이들 기업이 이미 투자자들에게 친숙하고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해외 주식투자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편이다. 특히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직접 투자가 가능해졌다는 점도 해외 주식 투자자가 급증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해외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증권사들도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 대형사는 물론 신한금융투자, 교보증권 등 중견사도 해외주식 투자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자료: 한국예탁결제원 외화증권예탁결제 / 단위: 백만달러
◆문턱 낮아지고 정보 다양해져
해외 주식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바로 접근성이다. 어떤 채널을 통해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어느 종목을 선택해야 할지, 정보는 어디서 구해야 할지 등 시작하는 단계에서 낯선 부분이 많다.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해외 주식투자 서비스의 핵심은 바로 접근성 강화로 투자 문턱을 낮춘 점이다. 해외 주식 초보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거나 가이드북을 마련해 배포하는 방법, 동영상 서비스 제공 등이 대표적이다. 자사 블로그뿐 아니라 페이스북, 유튜브 등 이용자가 급증하는 여러 채널이 마케팅에 활용되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해외주식 모의투자, 신한금융투자는 글로벌 어장관리 이벤트를 통해 해외 주식투자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경품 이벤트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투자 방법을 알더라도 정보가 부족하면 선뜻 투자에 나서기가 어려운 법이다. 주식투자 자체가 ‘고위험 고수익’ 투자군에 속하기 때문에 해외종목 투자는 더욱 망설여지기 마련이다. 과거에 비해서는 해외기업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기가 훨씬 수월해졌지만 내용 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증권사는 해외 대표 증권사와 제휴를 맺고 해당 증권사로부터 리포트를 받으면 담당 PB가 핵심 내용을 정리해 투자자들에게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 각 지점에서는 주기적으로 해외주식 투자설명회를 열고 전문가를 초빙해 정보를 제공한다.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우리나라 시가총액은 글로벌시장의 2%밖에 안되는 수준”이라며 “국내 주식만 투자한다면 그만큼 안전장치가 약하기 때문에 분산투자 수요에 따라 해외 주식투자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해외가 멀게만 느껴졌지만 현재는 여행이나 유학 등을 통해 접근성이 높아졌다”며 “스마트폰을 통한 정보습득은 물론 현지에서 생활하면서 체감한 현지 기업에 대한 투자 니즈가 높아지면서 해외주식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화된 투자정보 제공해야

해외 주식투자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개선할 과제도 많다. 아무리 현지 증권사로부터 리포트를 제공받더라고 국내 기업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져 투자자들의 욕구를 채우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해외 증권사의 리포트 역시 걸러야 할 부분이 많으므로 투자판단에 한계도 있다.

결국 국내 시장에 해외주식 전문가가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늘어나는 해외 투자자가 늘어나는 만큼 증권사도 수요에 맞춰 전문화된 투자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면 시장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중국 주식에 바로 투자할 수 있는 후강퉁(2015년)과 선강퉁(2016년) 시장이 열렸지만 초반 반짝 흥행 후 현재는 그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중국기업에 대한 정보에한계가 있고 중국이라는 특성상 변수가 많다는 점도 투자불안 요소로 꼽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후·선강퉁 론칭 초기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았다”며 “하지만 중국의 특성상 실적·업종 전망보다 국가의 개입으로 발생하는 변수가 워낙 커 투자수요가 감소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등 해외 주식투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정보제공이나 투자자 관리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일부 투자자에게만 국한된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