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컴패스 /사진=박찬규 기자

지프(Jeep) 브랜드는 이미지가 확실하다. ‘오프로드’라던가 ‘도전정신’ 등의 강인함이 먼저 떠오른다. 우리가 평소 느끼는 우아함이나 고상함과는 거리가 멀다. 브랜드가 제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다.
이토록 자기주장이 강한 브랜드다 보니 ‘호불호’도 명확하다. 좋아하는 이는 마치 ‘광신도’를 연상케 할 만큼의 충성도를 보이고 반대는 이해하기 어렵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기도 한다. 이것저것 고민하다가 어중간하게 고르는 브랜드가 아닌 셈이다.

지프 브랜드는 크게 체로키 계열과 랭글러 계열로 구분할 수 있다. 둘은 활용목적에 따라 생김새가 크게 달라 구분이 쉽다. 랭글러는 독특한 겉모양 때문에 멀리서도 눈에 확 띈다. 반면 체로키 라인은 훨씬 점잖아서 평범하게 느껴지는 편이다.


체로키 계열은 최근 몇년간 패밀리룩을 재정비했다. 이번에 시승한 컴패스는 중형으로 분류되는 체로키와 그보다 큰 그랜드체로키와 닮은 구석이 많지만 덩치는 가장 작다. 랭글러 계열의 막내 레니게이드와는 또다른 매력을 자랑한다.

컴패스는 지난 7월 국내 출시됐지만 아직까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차에 꼽히지 못한다. 가격대가 비슷한 경쟁모델 외에도 지프 브랜드 내에서 조금 더 개성이 강한 차에 눈길이 가기 때문.
컴패스 /사진=박찬규 기자

◆오래 타면 매력 느껴져
시승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꽤 난감했다. 엄청난 매력으로 확 사로잡는 것도 아니고 단점이 쉽게 보여서 지적할 게 많은 것도 아니어서다. 좋게 보자면 무난한 거지만 반대로는 어중간하다고 볼 수 있다. 4000만원대 이하의 SUV를 고르는 소비자는 국산부터 수입까지 꽤 많은 선택지가 있다. 개성과 용도에 따라 꼭 필요한 차를 얼마든지 고를 수 있는 가격대다.

그럼 컴패스는 그저 지프 브랜드에서 내놓은 작은 SUV인걸까. 사실 ‘Jeep’ 배지를 달았다는 점만으로도 이미 답은 정해졌다. 아무리 도심형SUV를 표방했다지만 오프로더 혈통은 감출 수 없다.


지프 브랜드의 차들은 엄청난 가속감을 즐기는 게 목적이 아니다. 철저히 오프로드를 고려한 만큼 온로드 위주로 세팅된 차와 비교하면 왠지 더 출렁거리는 것 같고 어딘가 어색하고 답답할 수밖에 없다.

컴패스도 가속감이 무난하다. 2.4리터 직렬4기통 가솔린엔진이 탑재됐고 9단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최고출력은 175마력(ps), 최대토크는 23.4kg.m다.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속도, 서스펜션 움직임이 익숙해질 무렵이면 그동안 답답했던 게 일정부분 사라진다. 고속도로에서의 추월가속이 아닌 이상 딱히 불편하지 않다.
지프 컴패스 /사진=박찬규 기자

게다가 지프는 오프로드의 대명사가 아니던가. 노면상태가 좋지 않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폭우나 폭설 또는 지방 출장길에 오프로드를 만나더라도 불안에 떨지 않아도 된다. 이런 상황에선 오히려 어딘가 답답했던 구석이 싹 씻겨 내려가는듯함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사륜구동차와는 조금 다른 특유의 안정감이 있다.
오프로드에 강점을 보이는 브랜드답게 섬세한 설계도 인상적이다. 진흙이나 이물질이 차체에 튀더라도 차체 옆부분 스커트가 막아준다.

조용한 것도 매력이다. 국내 소비자에겐 가솔린SUV가 생소할 수 있지만 요새는 의외로 많이 팔린다. 조용하고 회전질감이 부드러운 가솔린엔진의 매력에 쉽게 젖는다.
컴패스 뒷좌석 /사진=박찬규 기자

◆투박한 듯 섬세함으로 무장한 컴패스
실내는 좁다. 소형SUV의 한계다. 뒷좌석은 양쪽에 한명씩 앉고 가운데 자리는 팔걸이로 쓰면 딱 좋다. 유아용 카시트를 설치해도 마찬가지. 양쪽에 하나씩 설치하면 가운데 자리는 성인이 앉기 어렵다. 대형SUV나 미니밴이 아니라면 어려운 구조긴 하다.

이처럼 좁은 공간이지만 지붕 대부분이 파노라마루프로 시원한 시야를 자랑한다. 그리고 2열 앞까지 열리는 선루프가 뒷좌석 공간의 개방감을 더해준다. 아울러 좌석 곳곳엔 컵홀더를 많이 설치해서 공간활용성을 극대화했다. 1열 뒤편 시트 사이 센터콘솔 아래에는 220v 콘센트도 있다.
지프 브랜드는 도전의 상징이다. /사진=박찬규 기자

투박한듯 섬세한 매력이 지프 컴패스의 매력이다. 단단한 차체, 높은 시야, 똑똑한 사륜구동까지 갖춰 꽤 듬직하다. 여기에 미국식 실용주의가 가미된 차다. 자녀가 없거나 한명까지는 무리가 없는 사이즈다. 한번쯤은 꼭 부담없이 시승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