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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순자 의원이 대표발의한 자동차관리법 일부 개정안이 논란이다. 그동안 차에 문제가 있을 경우 소비자가 결함을 입증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제조업체가 결함이 아님을 입증해야 하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 이에 국내 자동차산업의 특성과 기존 법률체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개정을 추진하는 내용에는 BMW 사태처럼 지속적인 화재 발생 등과 같은 자동차 결함이 의심되면 국토교통부 명령으로 자동차 성능시험대행자가 자동차제작사에 결함이 아님을 증명하는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서는 제작사가 이를 입증하지 못하거나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결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특히 최대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손해 배상책임을 진다는 내용까지 추가됐기 때문.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형법의 관점에서 볼 때 피고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유죄로 추정한다는 것과 같다”면서 “이렇게 되면 검사(정부) 측은 별다른 노력 없이 모두 범죄자로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도 결함으로 추정하는 조항은 경찰서나 법원에 출석하지 않았다고 유죄로 추정한다는 것과 다름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중규제? vs 소비자권익보호?

이중규제 논란도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제조사의 입증책임이 강화된 민법상 ‘제조물책임법’ 이 지난 3월부터 이미 시행된 만큼 이번 개정 추진안이 이중규제와 마찬가지라는 시각이다.


강화된 제조물책임법은 소비자가 제조물을 정상적으로 사용한 상태에서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해당 제조물의 결함으로 손해가 추정된다고 명시한다. 또 제조업자가 제품의 결함을 알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소비자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손해가 발생한 경우 손해의 최대 3배까지 징벌적 배상책임을 부과하는 조항도 담겨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이른바 ‘한국판 레몬법’이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소비자단체 등에서는 조금 더 강력한 소비자 구제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새로운 제조물책임법을 통해 이미 결함에 대한 제조사의 입증책임을 높이고 소비자의 입증 책임을 낮춘 법안이 시행 중인 만큼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관리법은 행정법인데 손해배상과 같은 민법사항까지 다루는 건 법체계를 흔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나아가 제조업자가 해당 제조물을 공급한 당시의 기술수준으로는 결함의 존재를 발견할 수 없을 경우 피해에 대한 책임을 면하는 면책사유를 조항을 두는 만큼 정부 또한 국민을 대변해 제조사와 함께 결함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