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기회? 주가 재조명
지난달 24일 KT아현지사에서 화재가 발생해 중구·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 일대와 은평구·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에 KT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인한 파장은 컸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당사자인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대표를 불러 대책을 논의했고 금융위원회도 최종구 금융위원장 주재로 점검회의를 열어 인터넷뱅킹, 카드결제 등 정보통신을 통한 금융서비스에 대한 영향을 점검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지난 10년간 주가 변동폭이 크지 않은 대표적인 종목이다. SK텔레콤의 주가는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27만8500원으로 10년 전인 2008년 11월28일 종가 21만7500원과 비교해 28% 올랐다. 같은 기간 KT는 2만9700원으로 10년 전(3만3350원)에 비해 11% 하락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1만6600원으로 10년 전(1만600원)과 비교해 53% 올랐다.
이는 코스피지수가 같은 기간 1076.07에서 2099.42로 2배 가까이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코스피 지수는 1980년 1월4일 주가지수를 100으로 하고 있으며 상장된 보통주 전종목을 대상으로 산출된다.
특히 주식이 위험자산이란 점을 감안하면 저조한 수익률이 더욱 부각된다. 10년간 금리 2%로 예금을 해도 18~20%의 수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통신주는 지난 10년간 매해 양호한 실적을 올렸음에도 투자매력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다. 이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번 KT 화재로 이통 3사의 주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화재발생 전일인 지난달 23일과 직후인 26일 이동통신 3사의 거래량을 비교하면 SK텔레콤과 KT가 각각 200~330% 늘었고 LG유플러스도 25%가량 증가했다.
KT의 주가는 통신장애를 겪은 고객들에게 한달치 요금을 면제해주겠다는 보상안을 발표해 대규모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돼 지난달 26일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단 하루만에 주가가 다시 반등했다. 증권업계는 이번 화재로 KT가 200억~300억원의 보상금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KT화재 사건과 별도로 최근 이동통신사 주식이 주목받는 이유는 배당주이기 때문이다. 통신주는 전통적인 고배당 매력에 주가상승 모멘텀이 더해져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통신업계는 내년부터 실적이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5G 서비스가 내년 3월부터 시작되고 4~5월 신규 휴대폰 모델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 특히 5G 서비스 개시와 함께 통신업의 할인율 축소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자율주행차, 원격의료 등 5G를 활용한 신규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망 중립성 예외 원칙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실적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종목별 이슈도 있다. SK텔레콤의 이슈는 지배구조 변화다. 최근 공정거래법 개정 추진과 더불어 SK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지배구조개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1번가, 캡스 상장과 더불어 옥수수을 해외 펀딩이 현재 추진 중이란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컨퍼런스콜에서는 중간지주사로 전환 시 주당 배당금(DPS) 증가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5G기대감으로 통신부문 가치 향상과 더불어 비통신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도 제고되는 양상이다. 저평가 논란 확산과 더불어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며 “너무 빠른 얘기지만 이젠 업종 대표주인 SK텔레콤의 주가 버블 형성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전략 설정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KT는 재무실적의 꾸준한 감소로 시장의 외면을 받아왔다. 심지어 10년 전과 비교해도 주가가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실적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선 부문에서는 소비자 취향을 저격한 신규 요금제를 도입했고 부동산, 금융의 꾸준한 매출 증대도 주목할 만하다.
유안타증권은 KT가 내년부터 부동산 유동화와 인력감소 등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KT의 배당율은 4년 연속 증가해 내년에는 배당금이 주당 1200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이통 3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LG유플러스는 후발주자지만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가 상승폭도 가장 컸다. 눈에 띄는 점은 이 회사가 IPTV 3사 중 단독으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 콘텐츠 단독 제공으로 초고속인터넷과 IPTV 가입자 유치에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기준 국내 넷플릭스 모바일 앱 이용자는 90만명으로 181% 증가했으며 월 평균 이용시간은 242시간으로 전년 대비 18.6% 증가했다.
특히 이 회사가 주목받는 것은 CJ헬로비전 인수 가능성때문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SO인수를 확신한다”면서 “이 회사의 성장 DNA가 5G와 유료방송 통합시대를 맞이해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회사는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과 협업해 서비스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CJ헬로비전 인수시 CP 수수료 부담 완화, 고정비 절감, 네트워크 비용 절감, ARPU 상승 등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9호(2018년 12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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