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기 위한 주요 그룹의 연말 정기인사가 속속 베일을 벗고 있다. 초점은 안정과 성과주의, 미래준비에 맞춰졌다.
삼성, SK, LG 등 국내 4대 그룹 중 3곳은 지난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연말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당초 인사를 앞두고 재계에서는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예상했지만 각 그룹이 선택한 것은 '변화'가 아닌 '안정'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사업부문별 대표이사 3인 전원을 유임시켰다.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전원을 세대교체한 만큼 올해는 안정을 택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갖춰진 현 경영진을 중용해 안정 속의 혁신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올해 반도체 부문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한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김 부회장뿐만 아니라 DS부문에서 다수의 임원 승진자가 배출됐다. 총 158명의 임원 승진자 가운데 80명이 DS부문에서 나왔다.


김형섭 메모리사업부 D램 PA팀장, 박재홍 파운드리사업부 디자인서비스팀장, 송두헌 메모리사업부 YE팀장, 전세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장, 조병학 시스템LSI사업부 기반설계팀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인재풀도 넓혔다. 경영성과와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경영 후보군 중 총 13명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미래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두텁게 한 것.

또한 노태문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내년 5G, 폴더블폰 시대를 앞두고 무선개발 부문에 무게를 실었다. 삼성전자의 미래를 위한 밑그림은 조만간 단행할 조직개편에서 보다 명확히 드러날 전망이다.

/사진=이한듬 기자
같은 날 단행된 SK그룹 인사의 경우 일부 계열사 CEO가 교체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면서 혁신을 추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는 조대식 의장이 재선임하고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CEO를 유임했다. 다만 SK하이닉스의 대표는 박성욱 부회장에서 이석희 사장으로 교체했다.

신임 CEO는 4명으로 지난해 6명보다 줄었으며 전체 승진 임원 수도 151명으로 지난해 163명 대비 소폭 줄었다.

대대적인 쇄신보다는 전반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돼 작은 변화로 줘 딥체인지를 가속화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둔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에서는 승진자가 대거 배출됐다. SK텔레콤은 총 25명, SK하이닉스는 21명이 승진했다.

미래성장 준비를 위해 패기 있고 유능한 젊은 임원들이 대거 발탁 보임됐다. 신임 임원의 평균연령은 예년 대비 지속 하락해 48세로 젊어졌으며 그 중 53%가 70년대 출생이다.

SK 관계자는 “이번 정기인사는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 하에 딥 체인지 및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이끌 전문성과 실행력을 갖춘 인사를 발탁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이한듬 기자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인사를 단행한 LG그룹의 경우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을 제외한 권영수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5인의 부회장을 그대로 유임했다.
대신 외부전문가를 적극 영입하는 하며 안정 속 변화를 추구했다. LG화학은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글로벌 혁신기업인 3M 신학철 수석 부회장을 선임했고 지주회사인 ㈜LG는 베인&컴퍼니 홍범식 대표를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담당하는 경영전략팀 사장으로 영입했다.

㈜LG는 또 한국타이어 연구개발 본부장인 김형남 부사장을 자동차부품 팀장으로, 이베이코리아 김이경 인사부문장을 인사팀 인재육성 담당으로 영입했으며 LG전자는 은석현 보쉬코리아 영업총괄상무를 VS사업본부 전무로 선임했다.

또한 2004년 이후 최대 규모의 승진인사를 단행해 성과주의 원칙을 재확인하는 한편 미래를 준비했다. LG가 이번 인사를 통해 승진시킨 신규 임원 상무 134명으로 지난해보다 44명이나 많다. 특히 신규 상무 선임에 따른 평균 나이는 48세이며 1979년생 상무도 있다.

미래 준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인재를 발탁한 데 따른 것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재를 조기에 발굴 육성함으로써 미래 사업가를 키우고 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함이다.

이번 인사에 대해 LG 관계자는 “조직을 역동적으로 탈바꿈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미래 준비에 나설 수 있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