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인근 거리에서 흡연자들이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우는 모습./사진=김정훈 기자

‘담배 연기 없는 미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이끄는 한 업체의 비전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출시 2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시장점유율 10%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금연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전자담배의 인기는 오히려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문제를 제기했고 소송전으로 확대되는 등 찬반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머니S>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추세와 전망, 유해성 논란의 본질을 들여다봤다.<편집자주>

[궐련형 전자담배, 약인가 독인가] ③ ‘대안 없는’ 선택

"그거 새로 나온 전자담배야? 나도 한번 피워보자."
광화문 인근 점심시간 풍경. 광화문 KT본사부터 D타워로 이어지는 거리 곳곳에 매일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담배를 피우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흡연자인 기자도 무리 속에 껴 담배를 하나 물었다.

그런데 과거보다 담배연기가 옅어진 느낌. 대충 훑어봐도 10명 중 5명은 궐련형 전자담배를 손에 쥐고 있다.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번갈아가며 피우는 흡연자도 보인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국내에 출시된지 1년 6개월. 이제 흡연구역에서 전자담배족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일명 '찌는 담배'인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가 날로 높아진다. 최근에는 전체 담배시장에서 점유율이 10%까지 늘었다. 국내에 궐련형 전자담배를 내놓은 업체들도 저마다 3세대 기기를 출시하거나 선보일 예정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그들이 '찌는 담배'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강' 위해 궐련형 선택

지난 10일 점심시간, 광화문에 위치한 그랑서울 건물 옆 흡연장을 찾았다.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곳으로 이어진다. 주섬주섬 담배필터를 꺼내 전자담배 기기에 끼워넣는다. 직장동료와 이야기꽃을 피우는 흡연자, 한손엔 전자담배, 한손엔 휴대폰을 들고 조용히 흡연을 즐기는 사람도 많았다.


직장인 몇명에게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우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비슷했다. 그래도 일반담배보다는 낫다는 것. 1년 정도 피우니 일일이 충전하는 귀찮음도 극복했다는 흡연자도 많았다. 이들에게 궐련형 전자담배는 어느새 어색한 기기에서 친숙한 '담배'가 됐다.

직장인 서모씨(29)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무엇보다 냄새가 몸에 배지 않아서 좋다"며 "기기만 사면 일반담배와 필터가격은 같아 가격 부담도 덜하다. 건강을 생각하면 이 정도 투자는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판매 중인 편의점./사진=김정훈 기자
이날은 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아이코스3의 편의점 판매를 시작했다. 광화문 인근 G편의점 업주는 "아직 구매자는 없었다"며 "4~5명이 가격을 문의하러 오는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궐련형 전자담배 구입률은 일반담배 대비 2대8 수준이었지만 올 들어 구매자가 대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업주는 "궐련형 전자담배 구매가 일반담배 대비 4대6 정도로 판매량이 늘었다"며 "다들 건강 때문에 전자담배를 피우는 것 아니겠나. 자세히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광화문에 위치한 아이코스 스토어를 찾았다. 점심시간을 맞아 센터 내부는 직장인은 물론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센터 내부에만 직원이 10명에 육박한다. 방문자별 자세한 설명 및 응대를 위해서는 직원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 센터 측 설명이다.

센터 안에서 흡연을 즐기는 사람도 많았다. 센터 측 관계자는 "내부에서 직접 기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흡연을 허용하고 있다"며 "기기 청소나 A/S겸 센터를 방문하는 분들도 쉬어갈겸 이곳에서 흡연을 즐긴다"고 설명했다.
센터 내부에서 흡연을 즐기는 고객들./사진=김정훈 기자
센터 내부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모습./사진=김정훈 기자

젊은 커플도 보였다. 커플은 센터 내부에 구비된 '히팅 방식 vs 태우는 방식'을 눈으로 볼 수 있게 구현한 코너 앞에서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직원은 담배를 태울 때와 찔 때의 연기나 유해성분 차이를 설명했다. 설명 끝에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유해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며 "가장 좋은 것은 담배를 끊는 것"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남자친구와 센터를 찾은 박모씨(30)는 "남자친구에게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주려 이곳을 방문했다"며 "생각보다 디자인도 예쁘고 사용성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냄새가 적어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운다는 사람도 많았다. 담배 냄새는 주변인은 물론 흡연하는 당사자에게도 고역이다. 또 사회분위기상 흡연자에 대한 시선이 따가워진 점도 궐련형 전자담배를 찾게하는 요인이다.
센터에서 흡연 중이던 정모씨는(34) "어떤 담배든 인체에 유해한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둘다 유해하다면 냄새라도 덜 나는 전자담배를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대안 없다"는 흡연자들

지난 10월 필립모리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정보공개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6월 식약처가 발표한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결과’의 분석 방법과 실험 데이터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는데 식약처가 이를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식약처는 일반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타르가 더 많이 함유돼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소송에 대해 식약처 역시 맞대응에 나설 기세다. 소송 결과에 따라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은 대혼란에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당연히 전자담배족들의 관심도도 높다.
사진=김정훈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족인 기자도 솔직히 일반담배보다 어떤 점에서 건강에 이로운 지 정확히 모른다. 단지 태우는 방식을 찌는 것으로 바꿔 인체에 덜 유해하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 이마저도 최근 정부는 아니라고 밝혀 혼란스럽다. 오히려 궐련형 전자담배가 더 유해하다는 의학계 주장도 나온다. 주변에서는 둘다 끊으면 되지 않냐고 '질문 고문'을 던진다. 

거리에서 만난 대부분의 궐련형 전자담배족도 기자와 다르지 않은 답을 내놨다. 직장인 박모씨(43)는 "정부 말을 다 믿지는 않지만 무조건 업체 측 주장처럼 유해성이 적다고 믿지는 않는다. 혼란스럽긴 하다"며 "아예 담배를 끊으면 되겠지만 그게 힘들어 이거(전자담배)라도 피우는 것 아닌가. 정부와 업체가 힘을 모아 국민건강을 위해 속시원히 '유해성이 이 정돕니다'라고 설명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유해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궐련형 전자담배를 손에서 쉽게 놓지 못하는 이유는 그럼에도 일반담배보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낫다는 결론에서다. 이들은 전자담배가 못미더우면서도 현재와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국내 정착 1년 6개월이 지난 궐련형 전자담배의 앞으로 1년 후는 또 어떤 모습일지 사뭇 궁금해진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1호(2018년 12월19~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