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금리 상승 등 비용증가
신용판매 수익 급감 불가피
활로모색 마땅한 방법 없어
비용감축 제일과제 삼을 듯
"구조조정 돌입 시간문제"
신용카드업계가 바라보는 2019년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암울하다. 꾸준히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조달비용 대비 수익의 원천은 줄어들고 있어서다. 활로 모색을 위한 새로운 사업으로의 진출도 만만찮은 분위기다. 카드사 종사자들 사이에선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의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업계는 내년 경영전략으로 투자보단 안정에 무게를 두고 ‘비용감축’을 제일 목표로 삼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내년 목표실적을 올해보다 올렸다. 하지만 경영진으로선 당연한 계획이다.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게 문제다. 여느 때보다 (회사를) 보수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수익대비 비용의 증가폭이 대폭 커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카드사의 평균 조달금리는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지난해 말 1.99%까지 떨어졌지만 올 3분기 2.01%로 2bp(1bp=0.01%포인트) 올랐다. 업계는 조달금리가 25~50bp 상승하면 1700억~3500억가량의 조달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중금리 인상에 따라 내년 조달금리가 최소 10bp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 하락 시 조달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수익규모는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카드수수료 종합개편에 따라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이 현행 연매출 5억원 이하 가맹점에서 30억원 이하로 대폭 확대되고 30억~500억원 가맹점의 평균수수료율은 2%대에서 1%대 후반으로 낮아진다. 카드수수료율이 대폭 인하되면서 카드사의 주수익원도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수익악화는 이미 직면한 상태다. 8개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익은 전년동기 대비 올 상반기 31.9% 급감한 데 이어 3분기 4.0% 줄어들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향후 3년간 카드업계는 누적 1조50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새 사업 분야로 진출하는 등 활로를 모색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어려워 보인다. 카드사는 내년 주요 경영목표로 빅데이터 역량 강화, 자동차금융 확대 등 기존 계획에 머물렀다. 지난 7월 빅데이터팀을 신설한 카드사 관계자는 “디지털 고도화는 앞으로 빼놓을 수 없는 작업”이라면서도 “이는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이어서 당장의 수익창출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판매(카드론·현금서비스) 확대도 어려운 상황에서 주업무인 신용판매(일시불·할부)를 저버리고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라는 건 넌센스”라고 했다.
수익 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카드사는 비용을 줄여서라도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보험사에서 활발히 적용 중인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시스템을 카드사에서도 도입하고 있다. 단순업무를 로봇이 처리하게 해 인력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라며 “불필요한 프린트 금지 등 사소한 부문에서부터 비용감축 경영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는 향후 몇년, 이르면 내년 구조조정 바람이 크게 몰아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현대카드는 400명 감원을 추진 중이다. 신한카드는 올 초 직원 2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구조조정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