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딩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청와대의 적자국채 발행 개입 의혹을 제기하면서 ‘바이백(국채 매입) 취소’ 진실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신 전 사무관은 2일 서울 역삼동 한국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이백 자체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바이백을 한다고 해 놓고 안 한다고 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전에 취소하면 분명 어떤 기업들은 피해를 입고 누군가는 고통을 받는다”며 “국가 경제, 금리가 뛰는 등의 모습을 보면서 고통스러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의 쟁점은 지난 2017년 11월14일 바이백이 갑작스럽게 취소된 배경과 청와대의 적자국채 발행 지시 여부다. 신 전 사무관은 청와대가 적자 국채를 추가 발행하라고 지시했고 이로 인해 기재부가 바이백 시행을 하루 앞두고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바이백이란 국채(국가가 발행하는 채권) 조기상환을 뜻한다. 기재부는 국회에서 승인받은 규모 안에서 매월 말에 다음달 국고채를 얼마나 발행하고 매입(바이백)할지 계획을 세운다.

지난 2017년 정부가 국회 승인을 받은 국고채 발행 규모는 28조7000억원으로, 같은해 10월말까지 20조원을 발행했다. 나머지 8조7000억원을 추가 발행할지를 놓고 논의가 진행되던 상황이었다.


기재부가 2017년 10월26일 내놓은 계획을 보면 정부는 11월 한달 동안 총 3차례에 걸쳐 3조5000억원 규모 국고채(3일 1조5000억원, 15일 1조원, 22일 1조원)를 매입할 계획이었다. 이 중 15일 1조원 규모 바이백이 하루 전날인 14일 갑자기 취소됐다.

신 전 사무관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기재부 담당 업무자들은 초과 세수가 많아 국채 추가 발행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국채 추가 발행은 곧 이자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동연 전 부총리와 홍장표 전 경제수석이 전화를 통해 이 문제로 크게 다퉜고, 국가채무비율을 높이기 위해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했다는 게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이다. 국채를 상환하면서 동시에 적자국채를 추가로 발행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기재부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구윤철 2차관은 지난달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긴급 브리핑을 통해 “국고채 바이백 취소는 당시 적자국채 추가 발행 여부 논의와 국채시장에 미치는 영향, 연말 국고자금 상황 등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또 “청와대가 강압적으로 지시했다면 국채를 추가 발행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발행하지 않았다"며 “설사 적자국채를 발행했어도 국가채무비율은 0.2%포인트 상승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