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뉴스1
유료방송업계의 인수·합병(M&A)이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기업결합 심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 업계에도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LGU+, 2위사업자 오를까

LG유플러스는 지난 14일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0% +1주를 매입하기로 의결하면서 M&A를 본격화했다. 다음날인 15일 공정위에 기업결합심사 신고서류를 내는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최다액 출자자 변경승인 ▲최대주주 변경인가 ▲공익성 심사 신청서류 등을 제출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LG유플러스는 11.41%로 유료방송업계 4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LG유플러스가 CJ헬로(13.02%)를 인수할 경우 24.43%로 단숨에 2위 사업자로 올라선다. 이를 통해 1위 KT그룹과의 격차도 6.43%로 좁힐 수 있다.

관건은 기업결합심사 기간 및 기준이다. 2016년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 간 기업결합심사 당시 검토기간이 길어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의 영향으로 무산된 바 있다. 심사기준을 ‘지역 단위’로 좁혀 독점에 대한 우려를 높인 것도 M&A 문턱에서 미끄러진 결정적 요인이 됐다.

그러나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에 처음 전국 단위기준을 추가하면서 시장환경이 달라졌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김상조 위원장도 달라진 시장환경을 반영할 뜻을 내비쳤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9차 국제경쟁회의에서 동행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유료방송시장에서의 시장획정에 중요한 참고사항을 방통위가 제시했다”며 “3년전과 꼭 같은 상황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규제환경이나 OTT 등 해외 상황에서 시장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산업 흐름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들이 3년 전과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기업결합심사도 빠르게 처리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3년전 기업결합심사 당시 보완요구로 인해 7개월 이상 걸렸던 전례와 달라질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양사간 기업결합심사를) 가능한 빨리 처리하겠다”며 “심사가 길어져 기업 입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은 경쟁당국이 원칙적으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합산규제 여부, 22일 판가름

LG유플러스와 CJ헬로 간 기업결합심사가 통과될 경우 유료방송업계의 M&A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현재 KT는 KT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 제고를 이유로 M&A 전략을 변경했다. 딜라이브 등 시장매물을 KT가 직접 인수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 문제가 된 KT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은 김택환 경기대학교 특임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해 이사회 중립성과 운영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변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부활 여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오는 22일 합산규제 재연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합산규제는 논의를 통해 합산규제 점유율이 조정되거나 재도입하지 않을 경우 KT도 기존에 추진한 M&A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7월말까지 4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는 딜라이브로선 최대한 빠르게 주인 찾기에 나서야 한다. 현재 대주주와 채권단이 위임한 매각주관사 삼정PwC는 M&A에 대비해 IHQ와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연예·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부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21일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통한 티브로드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 태광산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합병이 진행될 경우 SK브로드밴드는 23.83%의 점유율로 3위사업자 지위를 갖는다. 합산규제를 적용해도 점유율 면에서 여유가 있는 만큼 상황에 따라 추가 M&A를 진행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IT업계 관계자는 “시장상황이 급변하면서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된 유료방송업계 M&A가 현실화될 전망”이라면서도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승인할 경우 가격인상 및 기존 질서 유지를 위해 교차판매 금지 등의 조건을 달 가능성도 존재한다. 조건부 승인의 경우 M&A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