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주요 경제단체들이 연이은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최근들어 대내외 문제로 한바탕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 특히 전경련의 경우 국정농단사태의 후폭풍이 여전히 단체의 발목을 잡아 진퇴양난의 위기가 지속되는 중이다.
최근 청와대는 “기업과 소통에 있어 특별히 전경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벨기에 국왕 환영만찬에 허창수 회장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경련 총수로 참석한 것을 두고 ‘전경련 패싱’ 기조가 수정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자 청와대가 선을 그은 것이다.

전경련으로서는 당혹스러운 발언이다. 전경련은 국정농단사태 이후 주요 기업의 회원사 이탈과 전경련회관 공실률 증가 등으로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또한 현정부의 공식행사에 잇따라 배제되면서 재계 맏형 자리를 대한상공회의소에 내주는 등 위상이 급속히 추락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허 회장이 또 한번의 연임을 결정하며 “전경련이 2017년 혁신안을 발표하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아직 국민이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있다. 앞으로 국민과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변화를 약속했음에도 청와대가 소통을 거절함에 따라 예전의 위상회복은 요원할 전망이다.

경총은 전임 부회장에 관한 문제에 발목을 잡혔다.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재직 시절 공금 수억원을 회령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법당국이 수사를 본격화 한 것.

김 전 부회장은 경총의 공금 수천만원을 자녀 학자금으로 유용하고 업무추진비로 구입한 상품권을 지급받는 등 수억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썼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 문제는 지난해 송영중 전 부회장이 경총과 마찰을 빚던 과정에서 처음 불거진 것이다.


이에 대해 경총은 고용노동부와 국세청 등의 전방위 조사를 받았지만 최근 또 다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등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회계자료와 김 전 부회장 재직 당시 경총에서 작성된 내부 문서 및 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횡령 의혹을 규명할 방침이다.

중기중앙회는 3선에 성공한 김기문 회장을 둘러싼 잡음으로 시끄럽다. 선거 과정에서 김 회장 비서실장이 언론사 기자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금품선거 논란을 빚었고 현재 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선 이후에는 김 회장이 중기중앙회가 대주주로 있는 비상장 대기업 홈앤쇼핑의 이사진에 측근을 앉혀 좌지우지하려 한다는 의혹으로 구설에 휘말렸다가 측근으로 지목된 당사자의 사임계 제출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김 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 점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김 회장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26억원가량의 보수를 받으며 홈앤쇼핑 이사회 의장을 지낸 뒤 퇴임한 바 있기 때문.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입이 돼야 할 단체들이 각종 문제로 구설에 오르는 것은 경영계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켜 반기업 정서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며 “각 단체가 현재 직면한 문제를 조속히 털어내고 본연의 기능수행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