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S DB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제도를 개편, 비수도권의 경제성 비중을 낮추는 대신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평가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하지만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 사업의 경우 예타제도 개편에도 통과 여부가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전망이다.
3일 정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 주재로 '제12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예타제도 개편방안을 논의했다. 예타제도는 국가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SOC 등의 사업을 추진할 때 경제성을 심사해 예산운영의 효율을 높이는 제도다.

이에 따라 수도권은 앞으로 평가항목에서 지역균형이 제외되고 경제성(60~70%)과 정책성(30~40%)만 평가한다. 비수도권은 경제성 평가비중이 5%포인트 축소되는 대신 지역균형의 비중이 5% 확대돼 ▲경제성(30~45%) ▲정책성(25~40%) ▲지역균형(30~40%)으로 평가한다.


다음은 지난 2일 브리핑을 진행한 이승철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과 임영진 타당성심사과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예타 허용 비중이 변화하게 되나.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평가를 분리하는 문제는 과거에도 제기됐다. 수도권의 경우 지역균형발전과 아무 상관이 없는데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감점돼 불이익을 받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수도권의 경우 지역 균형발전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분리했다. 수도권은 경제성과 정책성으로 평가하게 되는데 여기서 경제성 비중이 60~70%다. 다만 통과율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수도권은 경제성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어 통과율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나왔다.

Q. 예타를 신청하는 사업주체의 자료제출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예타 기간을 단축시키면 검증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나.
▶사업기간이 늘어나는 이유는 2가지가 있다. 사업을 신청할 때 자료를 부실하게 제출하는 경우가 있고 사업 변경이 있다. 예타 신청을 받는 단계에서 사전 타당성이 완료되고 충분한 자료가 구비됐을 때 예타를 선정하고 자료가 없으면 아예 선정 자체를 안하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지자체가 사업계획을 계속 변경하는 건 사업이 중단될 경우 재심사를 못하기 때문이라 재신청할 수 있는 요건을 완화해 융통성 있게 제도를 운영할 것이다.


Q.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는데 객관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분과위원회를 둬 종합평가를 수행하고 어느 정도 비용대비편익(BC) 비율이 나오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사업이 통과하기 힘든 구조다. 타당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정책성을 감안해 종합평가(AHP)를 할 생각이다. 분과위의 AHP와 관련해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지금 종합평가를 할 때 보면 10명 정도가 평가위원으로 들어가는데 이 중 BC 분석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이 상당수다. 그렇게 되면 BC를 분석할 때 생겨난 선입견이 종합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이번에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반영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고민이 많은데 분과위에 참여하는 평가단의 인력풀을 100명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각 부처와 출연 연구기관, 학회, 협회에서 추천받고 최종 100명의 평가단이 최종 결정한다.

Q. 수도권 역차별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나. 경제적 이유 때문에 강남 가는 노선만 되고 다른 경제성 없는 노선은 되지 않아 이의가 제기됐다.
▶수도권은 그동안 지역균형발전 평가에서 마이너스를 받았다. 지난해 4월부터 광범위하게 의견을 수렴했는데 제일 먼저 나온 게 수요가 충분해도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다는 말이 많았다. 지역균형발전이 평가항목에서 빠지면 수도권 지역은 마이너스 부분이 없어진다. 경제성 부분이 강조되는 대신 지역균형발전에서 마이너스되는 부분이 없어지기 때문에 수도권은 큰 영향이 없다. 이번 제도개편을 통해 가장 혜택을 많이 보는 곳은 지방 거점도시다. 대전, 대구, 부산 같은 곳인데 이들 지역의 거점 역할을 바라면서도 마이너스가 되는 부분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있다.

Q. 예를 들어 인천의 경우 똑같은 수도권이 아니라며 예타 평가할 때 서울과 다르게 봐달라는 요구가 있었는데 반영되는 건가.
▶수도권은 비수도권과 비교해야 한다. 서울에서도 강남과 강북은 다르다. 인천도 다르지 않냐고 하지만 크게 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봐야 한다. 2017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이 발표됐는데 수도권 3개 지역의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접경지역은 비수도권으로 분류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전체로 보면 수도권 내에서 이원화하기는 어렵다.

Q. 예타 사업대상 기준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리는 건 그대로 유지되나.
▶예타 대상금액의 상향조정은 국회에서 법안이 계류 중이다.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올리는 안이 계류 중이며 정부도 같은 입장이다. 우리도 SOC사업과 관련해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올리자는 입장이지만 국회에서 진전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Q. GTX-B노선 사업의 경우 지역균형발전을 평가항목에서 제외하면 점수가 어떻게 조정되나.
▶GTX-B 사업은 개편된 예타제도로 평가한다. 지역 균형발전이 빠지고 경제성과 정책성으로 평가한다. 그렇게 되면 크게는 통과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Q. 조세재정연구원과 KDI가 어떤 기준으로 조사하나.
▶지금은 KDI가 예타를 독점하는데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 인력이 100명 정도다. 사실 조세연이 단기간 대규모사업에 대해 예타를 수행하기는 어렵다. 복지사업 관련해서 지금도 조세연이 몇가지 사업을 수정한 적이 있기에 그런 부분을 감안해 복지를 우선적으로 하고 조직이 확대되면 SOC사업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Q. 사업추진 의지와 준비정도 등은 예타 대상사업 선정단계에서 검토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나.
▶예타 사업 요청이 들어오면 KDI, 예산실, 관계기관과 부서에 의견을 조회한다. 예산실에서 관련 유사사업이 있는지 다른 사업들을 확인해 의견을 준다. 우리는 상위계획에 반영됐는지, 상위계획에 정해진 절차에 따랐는지 확인한다. 이런 부분은 굳이 전문기관에서 몇개월을 들여 평가할 사안이 아니고 준비가 안됐다면 준비해서 예타를 요청하도록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Q. 기재부에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설치하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위원 구성은 본위원회 민간위원 2명과 사업을 총괄해 수행하는 프로젝트 매니저가 있다. 그 외 7명은 민간 위촉위원이다. 이들은 3개 분과위에 소속돼 사업별로 평가하는데 7명 민간 위촉위원은 사업을 평가할 때마다 바뀐다. 분과위는 각 부처나 지자체가 마지막으로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둔다. 공무원들은 토론 과정에 참여하지만 평가과정에는 개입하지 않을 예정이다. 공정하게 평가할 틀만 제공한다.

Q. 거점도시들이 지역균형발전 항목에서 마이너스를 받는다면 불이익 아닌가.
▶지금은 지역 낙후도에 따라 마이너스(-) 9점에서 플러스(+) 9점까지 있고 1점이 기준이다. 여건이 좋은 지자체는 -1~-9점을 받는데 가점제로 바뀌기 때문에 마이너스가 없어진다. 기본 취지는 잘사는 곳에서 빼앗아 못사는 곳에 주는 게 아니라 못사는 곳에 가점을 준다는 의미다.

Q. 재정사업평가위가 민간위원으로 구성되면 5~10년 후 현행 사업 중 혈세가 낭비되는 사업이 지적될 수 있다. 나중에 민간위가 결정한 것이라고 해서 정부가 책임을 회피할 수 없나.
▶재정사업평가위는 민간위원만 들어가는 게 아니다. 위원장은 2차관이다. 이와 함께 사업이 많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과학기술부 등 부처의 1급 공무원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평가사업과 관련 1급 공무원도 들어간다. 민간평가위원은 15명 이내로 포함된다. 민간위원들로 구성되는 부분은 분과위다. 분과위에서 종합평가한 결과는 본위원회에 상정해 최종적으로 심의·의결한다.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Q. 재정사업평가위를 구성해 사업을 평가한다면 어떻게 운영하더라도 정성평가가 들어갈 수밖에 없지 않나. 객관성이 후퇴할 수 있어 보인다.
▶BC를 분석할 때 계량화한 수치가 나오지만 실질적으로 계량화하기 어려운 항목이 있다. 계량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항목들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반영되지 않은 게 많다. 예를 들어 도로를 하나 놓을 때 출퇴근 시간이 단축되면 단축 효과가 플러스냐 마이너스냐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출근시간이 단축되면 업무를 그만큼 많이 할 수 있으니까 편익으로 잡아야 한다고 할 수 있지만 출근시간이 늦어질 때도 집에서 나오는 시간이 늦어져 가정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편익이 있다. 그래서 계량화가 어려운 부분을 짚어보자는 취지에서 평가항목이 들어가 있는데 현재 평가항목들은 행정적·재정적 준비가 얼마나 돼있느냐를 위주로 구성된다. 정성적이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않다는 건 맞지 않다. 정성적이라도 더 객관화할 수 있다.

Q. 별도 위원회를 구성하면 예타 결정과정의 투명성이 지금보다 어떻게 높아지는지 설명해달라.
▶현재는 KDI에서 AHP를 하는데 그 과정에 대해서 우리도 잘 모른다. 우리가 바꾸려고 하는 건 위원회에서 각 부처와 지자체에 설명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 부분에서 투명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