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표 관광지인 광안리 해변에는 노후아파트부터 신축 아파트, 오피스텔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저마다 뛰어난 바다조망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홍보에 열을 올린다. 해변과 바로 맞닿은 건물은 약 10m 폭의 2차선 도로만 건너면 바로 광안리 해수욕장일 만큼 광안리 일대 주거지가 내세우는 해변 조망은 강점으로 부각될 만하다.
하지만 바닷가 아파트는 단점도 명확하다. 인근 아파트 주민 일부는 바다조망은 좋지만 바닷바람으로 주거만족도가 떨어져 이사온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또 대표 관광지인 만큼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고 시끄러워 주거지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토로한다. 광안리 아파트는 살만한 곳일까.
◆너도나도 ‘바다조망’
약 1.3㎞에 달하는 광안리 해변은 부산의 대표 관광지다. 여름에는 해수욕을 즐기는 이들로 붐비고 평소에는 해변가를 점령한 횟집, 술집, 카페 등에 앉아 바다를 구경하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광안리 해변은 사시사철 사람 발길이 마르지 않는 곳임엔 틀림없다.
접근성도 좋다. 부산지하철 2호선 금련산역과 광안역에 내려 걸어서 5~10분이면 바다가 보이고 시내버스나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해도 무리없이 광안리를 찾을 수 있다.
광안리 해변은 관광지답게 호텔, 모텔 등 숙박시설과 음식점, 술집, 편의점이 곳곳에 널렸지만 다세대주택과 신·구축 아파트도 많다. 또 공사가 한창인 오피스텔, 숙박시설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이곳을 찾았을 때는 봄비가 내려 지나가는 사람들이 성수기에 비해 적었으나 광안리 해변이 내세우는 바다 조망의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술집이나 카페 등은 바다가 잘 보이는 자리부터 사람들로 가득 찼고 인근 숙박업소 주인들은 주말마다 가득 차는 손님들은 대부분 ‘바다조망’을 예약의 최우선 조건으로 문의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광안리 해변은 주거지부터 숙박시설, 술집, 카페까지 모두 뛰어난 조망을 앞세워 마케팅을 펼친다. 밤이 되면 다채로운 조명이 켜지는 광안대교의 화려함도 광안리 해변이 내세우는 뛰어난 바다조망 가치를 극대화시킨다.
◆신·구축 아파트 즐비… 시세는?
서울 아파트값에는 비할 수 없지만 광안리 해변 인근 아파트 호가는 ‘수억원’이다.
광안동 A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광안리 해변과 불과 300여m 떨어진 ‘광안 더샵’ 전용면적 84㎡ 전세 가격은 4억원 선이고 101㎡ 매물은 7억원에 나왔다. 모두 중층 이상 매물로 광안리 해변과 광안대교 조망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같은 면적이지만 저층이라 바다가 안 보이는 집은 1억원가량 저렴하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해변과 적당히 떨어져 있어 비교적 조용하고 바다도 보이는 고층 매물이 인기”라며 “특히 2호선 금련산역을 비롯해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입주한지 1년6개월 정도밖에 안 된 신축 아파트임을 감안할 때 싼 편”이라고 설명했다.
2005년 입주해 구축 아파트에 속하는 ‘삼정그린코아’ 아파트도 광안 더샵과 마찬가지로 해변과 약 200m 떨어졌다. 인근 B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바다조망이 가능한 이 아파트 전용면적 141㎡의 시세는 5억3000만~6억원이고 대형평형이 대부분이다. 또 바로 앞에 있는 ‘쌍용예가 디오션’은 2014년 입주한 신축 아파트라 전용면적 84㎡가 6억~7억원 선에 매매가가 형성됐다.
2016년 10월 입주한 신축아파트 ‘e편한세상 광안비치’는 바닷가와 200여m 떨어졌지만 단지 앞에 넓은 공터가 있어 저층에서도 바다조망이 가능하다. 인근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아파트 전용면적 112㎡ 전세 가격은 3억1000만~3억2000만원, 84㎡ 매매가는 5억8000만~6억원 선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바다조망 VS 바다냄새
광안리 해변에 들어선 아파트나 공사 중인 오피스텔·숙박시설 등은 모두 ‘바다’를 최고의 가치로 내세운다.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오피스텔 등 주거시설을 세컨드 하우스로 매입하는 이가 늘고 돌출형 발코니가 있는 건물을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근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관광지라 시끄럽지 않냐는 질문에 “바닷가 아파트가 바다조망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홍보는 당연하다”며 “관광지라 시끄럽지만 그게 신경 쓰였다면 이 동네에 누가 남았겠냐”고 반문했다. 광안리 일대 거주자들은 이마저도 평범한 일상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민 E씨도 비슷한 생각이다. 그는 “부산이 제1의 항구도시고 사시사철 사람들이 찾는 대표 관광도시인데 사람 많다고 불만이면 부산 경제는 다 죽는다”며 “부산이 가진 강점을 살리는 개발은 문제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광안리 이주를 후회하는 이도 있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주민 F씨는 1년 전 이곳으로 이사 왔지만 바다생활이 불편하다고 토로한다. 그는 “바닷가는 휴가철이나 주말에 잠시 들렸다 가기에는 좋지만 계속 살기는 힘든 점이 많다”며 “온몸과 옷, 신발은 매일 소금기가 가득하고 ‘짠내’가 진동해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기도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
다른 주민 G씨는 씁쓸해 했다. 그는 “바닷가에 오랫동안 잘 사는 사람도 많은데 굳이 단점을 부각시켜 깎아내릴 필요가 있냐”며 “바다생활이 만만치 않은 만큼 외지에서 이주하는 사람은 주거환경 탓하지 말고 신중한 선택을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1호(2019년 5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