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조선일보. /사진=뉴시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지난 2009년 고 장자연 사건 수사 당시 조선일보 측으로부터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선일보 측에 수사상황을 알려줬다고도 진술했다.
조 전 청장은 지난 8일 조선일보가 MBC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및 정정보도청구 소송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변론기일은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부장판사 정은영) 심리로 열렸다.

조 전 청장은 이날 2009년 3월~4월 당시 조선일보 사회부장인 이모씨가 두세차례 경기경찰청의 집무실로 찾아와 수사에 압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조 전 청장은 "(이씨가 찾아와) '사회부장으로서 말씀드리는 게 아니다. 조선일보 대표해서 말씀드리는 것이다. 우리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할 수도 있고 정권을 퇴출시킬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가 우리 조선일보하고 한판 붙자는 거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살면서 가장 충격 받았던 사건 중 하나"라며 "당황스러워 '우리 경찰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나'라고 이야기했고, 저 때문에 '이명박 정부 퇴진'과 같은 이야기까지는 나와선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챙기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지 않고 (수사팀인) 경기경찰이 서울로 진출해 직접 조선일보를 찾아가 (방 사장을) 조사를 한 것 같다"며 "굉장히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는 시각에 따라 (이씨에게) 충분히 협박을 받았다고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 전 청장은 당시 조선일보 측에 수사상황을 알려줬다고도 말했다. 조 전 청장은 "당시 조선일보 부국장과는 40년 이상을 알고 지내 아주 가까운 사이"라며 "수사기밀을 제외하고 상당히 깊은 이야기까지 파악하고 있는 부분을 부국장에게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이날 법정에 자리한 당시 조선일보 사회부장이었던 이씨는 "당시 취재경쟁이 이루 말할 수 없었는데 수사대상인 신문사 사회부장이 수원 (경기경찰청의) 집무실을 찾아가 최고위 간부를 만나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지 않나"라면서 조 전 청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앞서 MBC 'PD수첩'은 지난 2018년 7월 고 장자연씨의 사망사건을 다룬 '고 장자연' 1·2편을 방송했다. 조 전 청장은 프로그램에서 수사 당시 조선일보가 경찰 수사팀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