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상대로 스리백 카드를 들고 나왔으나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 /사진=뉴스1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 이후 150여 일 만에 스리백 전술을 꺼내 들었다. 오는 9월 2020 카타르 월드컵 지역 예선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 6월 평가전 일정이 사실상 마지막 실험 기회였으나 이번에 사용한 스리백 카드는 승리라는 결과를 제외하고는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팀은 7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황의조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3월 볼리비아와 콜롬비아에 승리를 따냈던 한국은 4년 만에 호주를 잡아내면서 A매치 3연승 행진을 달리게 됐다.
그러나 승리와는 별개로 경기 내내 아쉬움을 보인 한국 대표팀이었다. 이날 손흥민과 황희찬을 투톱으로 내세우며 3-5-2 스리백 포메이션을 들고나온 한국은 무게 중심을 높게 잡지 않은 채 안정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신체 조건이 좋은 호주의 압박에 다소 고전한 한국은 좀처럼 패스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힘든 경기를 펼쳤다.

오랜만에 꺼내든 스리백이었던 만큼 선수들도 전술에 익숙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윙백으로 나선 김진수와 김문환은 공수 전환 상황에서 빠르게 움직임을 가져가지 못하면서 한국은 5백에 가까운 형태로 머무르면서 좀처럼 전진하지 못했다.


미드필더와 수비진 사이의 간격이 다소 넓게 벌어진 상황에서 호주에게 중원을 장악 당한 한국은 빌드업 과정에서 부정확한 패스들이 번번이 차단되면서 점차 롱패스에 의존하게 됐다.

여기에 윙백의 오버래핑 상황에서도 다른 선수들이 뒤를 받쳐주면서 패스 길을 같이 만들어가는 유기적인 움직임을 가져가지 못하면서 밋밋한 측면 공격이 이어졌다. 왼쪽 측면에서 고립된 김진수는 수비수를 앞에 두고 부정확한 크로스를 올리기 일쑤였다.

답답하고 단조로운 공격을 이어간 한국은 전반전 동안 단 한 차례의 슈팅을 가져가지 못하는 등 상당히 고전했다.


선수기용에서도 아쉬움을 드러낸 대표팀이다. 벤투 감독은 평가전임에도 불구하고 불과 5일 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렀던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강행군 속에서도 번뜩이는 움직임을 보인 손흥민은 후반 37분 날카로운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호주 선수들의 집중 견제 속에 거친 파울들을 당하면서 부상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벤투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발탁된 이정협과 손준호, 김보경, 김태환은 모두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교체 투입된 황의조와 홍철, 나상호는 실험적인 카드는 아니었다. 실전을 앞두고 홈에서 두 차례 실험 기회를 앞둔 한국 대표팀이었으나 이번 평가전에서는 승리라는 결과 외에는 소득이 적었다.

이날 스리백으로 임한 한국 대표팀은 3-4-2-1 포메이션을 사용했던 지난 사우디전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었다. 당시에도 유효슈팅 0개에 그치는 등 효과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한 한국 대표팀이다. 결국, 6월 첫 평가전에서 스리백이라는 '플랜B'를 개선이 아닌 ‘미완’의 상태로 남기게 된 벤투호는 찝찝한 기분을 뒤로한 채 오는 11일 ‘숙적’ 이란을 상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