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사진=뉴시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생 동반자였던 이희호 여사가 지난 10일 밤11시37분 서울 서대분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이에 이 여사의 장례에 북한의 조문단이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2009년 김 전 대통령의 장례 때 고위급 조문단을 파견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노동당의 ‘대남 비서’였던 김양건 당시 통일전선부장 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2015년 사망)을 단장으로 한 6명의 조문단을 파견했다. 북한의 원로인사 이자 당 선전선동부장을 맡았던 김기남도 당시 조문단에 포함됐다.
북한 공식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당시 이들이 ‘국방위원장(김정일)의 위임에 따라’ 파견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들은 방남 기간 동안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면담도 나눴다. 이는 보수 정부의 기조에 따라 남북관계가 그리 활발하지 않을 때 일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이번 이 여사의 장례에 두 가지 의미를 염두하고 조문단을 파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먼저 김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한 남측의 원로 인사에 대한 예우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이 사망한 뒤에도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나름의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때 조문 차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조우한 바 있다.
북한은 또 남북, 북미 간 대화가 교착에 빠진 상황에서 조문단 파견을 통한 대화 국면의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조문단 파견 때 사실상의 특사급 인사가 방문했다는 점에서 북한은 이번에도 비슷한 급의 인사들로 조문단을 구성할 수 있다.
반면 지난 9일 북유럽 3국 순방을 떠난 문재인 대통령의 부재로 인해 조문단이 파견돼도 극적인 장면은 연출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또 북한이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이후 의도적으로 대화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남북 당국 간 접촉이 있더라도 북한이 의례적인 인사만 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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