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 생활 중 해외에서 붙잡힌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 씨가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동준 기자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4남인 정한근씨가 해외도피 생활 21년 만에 체포돼 국내로 송환되면서 ‘한보그룹 사태’가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한보사태는 1997년 1월 발생한 한보철강의 부도와 이에 얽힌 권력형 금융부정 및 특혜 대출비리사건을 말한다.

한보가 부도를 내면서 한보철강이 주도했던 당진제철소 설립을 둘러싼 5조7000억원 규모의 부실대출 사실이 드러났는데 그 배경에 정태수 전 한보 회장이 정치권과 금융권에 거대한 로비가 있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이 일로 정 전 회장이 공금횡령 및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고 한보로부터 돈을 받은 정치인 및 전직 은행장 등 10명이 징역을 선고 받았다.

이 사건은 국가경제에 엄청난 손실을 끼쳤다. 한보의 당진제철소가 부도처리되며 거래관계에 있던 170여개 중소기업이 줄도산했고 지역경제도 무너졌다.

한국의 대외 국가신용도 하락을 가속화했다. 한보사태는 당시 국가부도와 외환외기를 촉발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정 전 회장은 5년 5개월 동안 복역하다 2002년 10월 고혈압과 협심증을 이유로 병보석으로 석방됐으나 2005년 강릉영동대학 교비 횡령사건으로 붙잡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심 재판이 진행되던 2007년 병 치료를 이유로 일본으로 건너간 뒤 자취를 감췄다. 정 전 회장이 아직 살아있다면 올해로 96세이다.

한편 정 전 회장의 아들인 정한근씨는 한보 부도 이후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EAGC)의 회삿돈 320억원을 횡령해 스위스의 비밀계좌로 빼돌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인 1998년 6월 해외로 도피해 잠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