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이사가 지난4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참사' 제조·판매사인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을 비롯한 관계사 전·현직 임직원, 환경부 공무원,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 등 모두 34명을 재판에 넘기면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11월 관련 고발장을 접수한지 8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68)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60) 등 1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및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또는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성분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해 소비자들을 사망 또는 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PHMG를 옥시와 홈플러스,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가습기살균제의 원료로 공급, 소비자들을 사망 또는 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최모 전 SK케미칼 SKYBIO 팀장(54)을 구속 기소하고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검찰은 증거인멸·은닉 혐의로 박모 전 SK케미칼 윤리경영부문장(52)과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62)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이마트 품질관리담당 상무보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SK케미칼 법인과 박 전 부문장 등 2명, SK이노베이션(구 유공) 법인과 법무팀장 등은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했다.

아울러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전 국회의원 보좌관 양모씨(52)를 구속 기소하고 수뢰후부정처사, 공무상비밀누설 및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환경부 서기관 최모씨(44)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로써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은 총 34명이다. 앞서 검찰은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를 지난 5월 구속기소하고,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를 지난달 불구속기소하는 등 가습기 살균제 관련 업체 6곳의 관계자들을 각각 재판에 넘긴 바 있다.


검찰은 SK케미칼이 정부부처 조사 및 수사·소송, 언론 보도에 대응하기 위해 TF(태스크포스)를 조직하고, 안전성 부실 검증 사실이 확인되는 서울대학교 흡입독성 시험 보고서를 숨기거나 관련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애경산업의 경우 가습기 살균제 수사가 본격화되자 연구소 직원 컴퓨터를 교체하거나 이메일을 삭제하고, 보고서 등을 숨기는 등 증거를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월 고발인 조사와 더불어 SK케미칼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수사를 본격화했다. 특히 검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과거 서울대 흡입독성 시험보고서, 연구 노트 등을 확보해 가습기 살균제 최초 개발 단계서부터 안전성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정황을 확인했다.

검찰은 향후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재판을 전담하는 '특별공판팀'을 구성해 공소유지를 철저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고, 피해자들이 피해를 회복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