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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면세점업계가 올 상반기 12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빅3 매출 쏠림과 함께 지나치게 높은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의존도, 경쟁심화에 따른 송객수수료 증가 등에 따라 업계 전망이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의 경비지출은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속빈 강정’이란 지적이 나온다.
◆12조 육박한 매출, 속은 텅텅?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면세점의 총 매출액은 11조65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기록한 9조1994억원 대비 26.7% 증가한 금액이자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던 지난해 하반기(9조7608억원)에 비해 19.4% 늘어난 수치다.


국내 면세점의 매출액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중국 정부의 전자상거래법 개정과 별개로 따이공의 구매가 늘면서 비성수기 구분이 모호해진 것이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한국을 찾는 요우커(중국인 단체관광객)를 비롯해 유럽과 중동 등 다양한 지역의 외국인 수요가 증가한 영향도 컸다.


면세점 개수가 늘어난 것도 매출에 플러스요인이 됐다.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신설된 면세점이 5곳(신세계면세점 강남점, 현대백화점면세점, 엔타스면세점, 입국장면세점 2곳)이나 증가했다. 또 기존에 화장품과 명품 위주였던 중국 보따리상의 쇼핑 목록에 다양한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추가된 것도 매출 신장의 원인으로 꼽힌다.


외형만 보면 성장 중인 면세업계지만 향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먼저 따이공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는 앞으로 국내 면세업계에 반드시 독으로 돌아올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국내 면세점 고객의 80% 이상이 따이공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면세점들이 이들에 최적화된 마케팅을 진행하며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 혹여 중국 정부의 규제로 따이공들이 국내 면세업계를 떠날 경우 업체들이 받을 타격은 엄청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치솟는 송객수수료도 문제다. 대부분의 면세점은 따이공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 여행업체에 손님을 보내주는 대가로 구매액의 20∼30% 안팎을 송객 수수료로 주고 있다.


따라서 중국 단체 관광객에게 상품을 많이 팔아도 송객 수수료와 마케팅비 등으로 나가는 비용이 많아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관세청에 따르면 면세점 송객 수수료는 2015년 5630억원에서 지난해 1조3181억원으로 늘었다.


또한 6월 면세업계 매출만 따져보면 외국인 매출액은 4~5월에 비해 1억달러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지만 요우커나 따이공 등 해외 고객의 중요성이 큰 국내 면세업체 입장에서 외국인 매출 하락은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특히 최근 반일 정서 확산으로 인해 국내를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어 하반기 외국인 매출 부분도 안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빅3 체제 공고…나머지 업체 '쩌리'되나


한편 빅3(롯데·신라·신세계) 업체의 매출 쏠림은 더욱 심화됐다. 국내 면세업체 1분기 매출액을 보면 빅3의 매출 비중이 무려 87%에 달했다.
최근 롯데와 신라는 글로벌 면세점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드는 등 순항 중이지만 나머지 국내 업체들의 성적은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11월 삼성동에 문을 연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상반기에만 400억원대의 적자를 냈다. 빅3를 추격하기 위해 대규모 마케팅비를 쏟아부은 탓이다.


지난 5월에는 재계서열 10위권의 한화그룹의 갤러리아가 3년간 1000억원의 적자를 낸 뒤 면세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밖에 두산과 하나투어 등도 실적면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빅3 쏠림 현상이 앞으로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도 대규모 자본력을 지닌 업체들의 전쟁터가 됐다"며 "특히 자본력을 앞세운 롯데와 신라, 신세계는 다양한 할인정책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이러한 할인경쟁은 다른 업체들이 따라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격차는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