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
8K TV 화질과 디스플레이 패널 기술력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갈등이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글로벌시장의 주도권을 잡기위한 건전한 경쟁을 넘어선 과도한 비방전과 소모적인 논쟁에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양사의 다툼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다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내 가전시장의 양대산맥이자 해외시장에서도 경쟁하는 업체인 만큼 두 회사는 지난 수십년간 주력 가전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최근 LG전자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삼성전자의 ‘QLED’ 명칭에 대한 갈등도 이미 2017년에 한차례 불거졌던 문제다.

2017년 1월 삼성전자가 퀀텀닷 TV 신제품을 발표하며 이름을 ‘QLED’로 명명하자 LG전자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 정의하는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는 전기신호로 퀀텀닷 물질을 자체 발광하게 만드는 디스플레이인데 삼성전자의 QLED TV는 LCD패널과 백라이트에 무기물인 퀀텀닷 시트를 더한 제품이기 때문.


LG전자는 자발광 기술을 사용하는 자사의 OLED 제품이 더 우수하다며 삼성전자의 QLED TV를 평가절하했고 삼성전자는 이에 맞서 OLED의 번인 현상을 문제삼으며 자사의 TV가 더 뛰어나다고 주장해 왔다.

양사의 TV 주도권 싸움은 오랜기간 이어져온 것이다. 1992년 브라운관 TV 특허권을 놓고 소송을 벌였고 2011년엔 3D TV 방식에 대한 다툼이 있었다. 2012년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LCD 패널 기술 특허침해 소송을 벌였다가 지식경제부 중재로 화해한 바 있다.

LG전자가 최근 삼성전자를 공정위에 신고한 것은 이같은 오랜 갈등이 바탕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TV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전분야에서 양사는 사사건건 대립했다. 2012년에는 삼성전자가 냉장고 용량을 비교한다는 명목으로 LG전자 제품에 물을 붓는 실험 영상을 공개했다가 100억원대 소송전으로 비화됐고 재판부의 중재로 일단락 된 바 있다.

갈등이 극에 달한 사건은 2014년 8월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있었던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사건이다. 당시 조성진 LG전자 사장(현 부회장)이 IFA 2014 기간 중 독일 베를린의 한 가전매장에 전시된 삼성전자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2대와 건조기 1대의 문을 고의로 파손했다며 삼성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사건이다.

LG는 명예훼손으로 삼성전자를 고소 하는 등 이 사건을 둘러싸고 한바탕 전쟁이 벌어졌으나 이듬해 양사는 “엄중한 국가경제 상황을 슬기롭게 헤처나가는 데 힘을 모으겠다”며 분쟁종결에 합의했다.

또한 이 사건을 기점으로 앞으로 사업수행 과정에서 갈등과 분쟁이 생길 경우 법적조치를 지양하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LG전자가 공정위에 삼성전자를 신고하는 등 공격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과거와 같은 치열한 다툼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업계를 대표하는 두 기업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다툼을 이어갈 경우 국가경쟁력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갈등과 분쟁이 생길 경우 대화와 협의를 통해 사태해결을 모색하겠다던 과거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