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가 공개한 기무사 계엄 검토 문건. /사진=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때 작성된 계엄령 검토 문건이 공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2일 해당 문건에 따르면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사)는 당시 서울시내 곳곳에 군인을 배치하고, 언론 검열을 넘어 SNS까지 통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계엄에 대한 변수를 없애기 위해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를 모두 통제 하에 두려고 했다.
기무사는 탄핵선고 이후 대한민국의 모습을 혼란 그 자체로 예측했다.
기무사의 전망대로라면 1980년대 이래 37년 만에 계엄을 선포하고 총기를 소지한 계엄군이 서울 시내 곳곳에 배치된다. 일부 시위대가 청와대 등 주요시설을 점거할 우려가 있기 때문. 투입되는 계엄군은 4개 기계화사단, 2개 기계화여단, 3대 특전여단 등으로 4만8000여명에 달한다.
집회가 빈번한 광화문 일대와 시청, 서울역, 용산역에 1개 중대 또는 1개 대대가 배치된다. 국회가 있는 여의도도 예외가 아니다. 대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신촌, 대학로, 서울대 일대에도 계엄군이 상주한다.
서울은 자유로운 출입에 제동이 걸린다. 특히 성산대교에서 성수대교까지 10개 다리가 통제 대상이다.
공권력에 불만을 표할 수 있는 언론에는 검열 조치를 내린다. 기무사는 일찍이 한국기자협회에 등록된 180여개 매채와 관련해 보수, 중도, 진보 성향에 따라 분류를 마쳤다. 언론사에는 보도검열 지침을 하달하고, 계엄사 내에 보도검열단을 운용한다. 외신과 공연까지 통제 대상이다. 보수언론을 대상으로는 시위대의 폭력성을 부각하도록 유도한다.
계엄군은 사법부와 행정부, 입법부에도 손길을 뻗는다. 이 밖에 기존 군사법원은 계엄 군사법원으로 운영되며 내란, 살인, 강도 등 주요 형사사건을 관장한다. 일부 정부부처는 군 통제에 불만을 품을 수 있어 군장교로 이뤄진 계엄협조관을 정부에 파견해 업무를 지휘·감독한다.
군은 외교전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미국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계엄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있고, 러시아와 중국, 일본도 경제 문제를 감안해 반대할 것으로 판단된다. 때문에 주한 외교관과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정부 입장을 적극 홍보한다.
한편 이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문건을 폭로한 군인권센터는 전날(21일) 기자회견을 통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이름을 밝혔다. 문건 작성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한 황 대표가 문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
센터는 "기무사는 문건에서 계엄 선포 필요성을 다루는 부분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중심으로 정부부처 내 군 개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라고 적시했다. 기존에 공개된 문건에는 없는 내용"이라며 "당시 NSC 의장은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 대표였고, 황 대표는 권한대행 직무가 개시된 이후 지난 2016년 12월9일, 2017년 2월15일, 2월20일, 세 차례 NSC에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폭로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한국당은 이미 진실이 규명된 허위사실이자 가짜뉴스라는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