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옥 여사 별세.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가 지난 29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강 여사는 최근 노환으로 건강이 악화돼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수원에서 열린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한 뒤 부산으로 이동해 임종을 지켰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강 여사의 임종 이후 “문 대통령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들과 차분하게 치를 예정”이라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애도와 추모의 뜻은 마음으로 전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한옥 여사 “그래도 행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세상을 떠난 모친이 남긴 마지막 말이 ‘그래도 행복했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어머니는) 평생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하셨고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처럼 고생도 하셨다”면서 “41년 전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신 후 오랜 세월 신앙 속에서 자식들만 바라보며 사셨는데 제가 때때로 영광을 드렸을 진 몰라도 불효가 훨씬 많았다”고 적었다.


함경남도 흥남이 고향인 강 여사는 지난 1950년 12월 흥남철수 때 남편과 젖먹이였던 큰 딸을 데리고 월남했다. 장남인 문 대통령은 거제도 피난살이 중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흥남에서 공무원을 하던 문 대통령의 부친은 사업을 하면서 큰 빚을 졌고, 이후 강 여사가 행상이나 연탄 배달을 하며 사실상 집안의 생계를 책임졌다. 문 대통령은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서 “어머니가 끄는 연탄 리어카를 뒤에서 밀면서 자립심을 배웠다”며 “가난 속에서도 돈을 최고로 여기지 않게 한 어머니의 가르침은 살아오는 동안 큰 도움이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야는 지난 29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한 목소리로 애도를 표했다. /사진=뉴시스

◆정쟁 ‘그만’… 여야 한목소리 ‘애도’
여야는 지난 29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한목소리로 애도를 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자유한국당,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대안신당 등은 같은 날 논평을 내고 문 대통령과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한국당은 최근 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에 게재했던 문재인 대통령 비하 영상인 ‘벌거벗은 임금님’을 30일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는 문 대통령의 모친상으로 인해 잠시 정쟁을 멈추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울러 강 여사 조문과 관련해 정치권 인사들의 행보가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과 유가족 측은 강 여사 임종 당일 가족과 친지들로만 가족장을 치를 계획이며 조문과 조화는 사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실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거돈 부산시장은 전날(30일) 빈소를 찾았지만 조문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같은 날 오전 정동영 민주평화당·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조문한 뒤 문 대통령을 만나면서 조문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정당 대표와 7대 종단 대표만 조문을 받는 것으로 정리했다. 청와대에서는 대표로 정의용 안보실장만 조문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이날 건국대 특강을 마친 후 조문을 위해 곧장 부산으로 출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애도를 표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앞두고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롯한 유족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원내대표가 같은 날 오후에 빈소를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