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고 있다. 사진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재인 대통령,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왼쪽부터 시계방향)./사진=뉴시스

청와대에서 진행된 여야 5당 대표와의 비공개 만찬 회동에서 선거제 개혁에 대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고성이 오갔다.
청와대와 여야 5당에 따르면 만찬은 지난 10일 오후 6시부터 8시 40분까지 2시간 40분에 걸쳐 진행됐다. 메뉴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에 따른 소비 위축을 고려해 돼지갈비 구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술은 약주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추천한 막걸리 등이 곁들여졌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만찬에서 모친상 조문에 대한 감사를 전했고, 여야 5당 대표들은 거듭 위로의 뜻을 표했다. 이어 정치·경제·외교·통일·노동 등 다양한 현안을 두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은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지만,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정안이 거론되자 순간 분위기가 냉랭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 대해 "협의 없이 밀어 붙인 것"이라고 유감을 표했고, 다른 당 대표들이 이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설전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황 대표와 손 대표가 고성을 주고 받을 정도로 격한 신경전을 벌여 문 대통령이 말릴 정도였다고 한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만찬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가 패스트트랙을 한국당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 붙여서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고, 다른 당 대표들이 한국당이 협의에 응하지 않았다고 반론을 제기했다"며 "그 과정에서 고성이 오고 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종대 정의당 대변인도 "황 대표가 정부·여당이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 붙였다고 주장했고, 일부 (다른 당) 대표가 반박을 하면서 다소 언성이 높아지는 등 회담 열기가 고조되는 분위기가 일부 있었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에 대통령이 힘을 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제 개혁에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바로 나였다"라며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를 발족하면서 여야가 선거제 개혁에 합의한 바 있다. 국회가 이 문제를 협의해 처리하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