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및 성접대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22일 오후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나서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이영환 기자

수억원대의 뇌물수수와 성접대 혐의를 받아온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검찰이 항소 뜻을 밝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달 29일 전까지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해 항소를 제기할 계획이다.

김 전 차관 관련 의혹을 수사했던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이하 수사단)'측 관계자는 "1심 판결이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을 납득하기가 어렵다"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수사단을 총괄 지휘했던 여환섭 대구지검장도 "고위 공직자가 돈을 받았다면 대가성이 있는 것이고 본인도 알았을 것"이라면서 "일부 증거에 대한 재판부 판단 역시 납득하기가 어렵다. 항소심에서 법원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지난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차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13차례에 걸쳐 성접대 등을 받은 부분을 일부 인정했으나 대부분을 혐의를 무죄로 봤고 유죄가 인정된 부분 역시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적용된 8가지 공소사실 중 5개가 무죄, 3개가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봤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2008년 10월경 성접대 여성 윤모씨의 1억원 채무를 면제해줬다며 제3자뇌물수수 혐의를 적용시켰지만 재판부는 채무 면제나 부정청탁이 있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또 김 전 차관이 2006년 여름부터 2008년 10월경까지 윤씨로부터 뇌물을 받았고 그 대가로 2012년 4월경 다른 변호사에게 윤씨 형사사건 조회를 요청받아 윤씨에게 사건진행상황을 알려줬다고 보고 수뢰후부정처사 혐의를 적용시켰으나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부정한 행위 유무 및 대가관계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며 전달내용에 비춰볼 때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 전 차관이 윤씨로부터 약 31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도과됐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검찰은 윤씨로부터 13회에 걸쳐 받은 성접대, 5회에 걸쳐 받은 현금 및 수표 약 1900만원, 시가 1000만원 상당의 미술품, 시가 200만원 상당의 코트 등을 뇌물로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뇌물액수가 1억원 미만이기 때문에 공소시효 10년이 지나 면소 판결을 내렸다고 판시했다.

한편 김 전 차관 사건은 이미 지난 2013년과 2015년 검찰이 두 차례에 걸쳐 수사를 벌였으나 모두 불기소 처분됐다. 이를 두고 외압 의혹이 제기되자 검찰과거사위원회의 판단을 거쳐 지난 3월 여환섭 당시 청주지검장을 단장으로 하는 수사단을 꾸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1심에서 전부 무죄가 선고되면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2013년 처음 별장 성접대 의혹이 발생했음에도 김 전 차관을 무혐의로 처분하고 6년이 지나 뒤늦게 구속 기소한 검찰의 늑장대응에 대한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