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조가 지난 25일 오전 6시 노사 협상을 타결해 닷새 만에 총파업을 중단했다. 하지만 시민을 볼모로 잡은 철도파업이 민심을 잃은 지 오래인 데다 노조가 요구한 협상안이 무리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코레일은 26일 파업이 종료됨에 따라 지난 25일 퇴근시간 광역전철 63대와 KTX 8대를 추가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광역전철과 KTX, 새마을호, 누리로, ITX-청춘 등을 100% 운행한다. 다만 무궁화호는 오전 9시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화물열차는 26일 단계적으로 정상화된다. 광명역도심공항터미널과 KTX공항버스도 같은 날 운영을 재개한다.
노사는 주요 합의내용이 ▲임금 전년대비 1.8% 인상 ▲인력충원을 위한 노사와 국토교통부 협의 ▲KTX-SRT 통합 운영 건의 ▲자회사 임금 개선 건의 등이라고 밝혔다. 김명환 코레일 노사협력처장은 "그동안 열차 이용에 불편을 끼쳐 깊이 사과 드리고 안전하게 열차운행을 정상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금 1.8% 인상은 사실상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코레일은 노사협약을 통해 해마다 1~2%대 임금인상이 이뤄진다. 지난해 11월 노사는 2018년 임금을 전년대비 2.6% 인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노사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파업을 빌미로 자기들의 뜻을 관철시켜온 노조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철도노조는 당초 임금 4% 인상과 4조 2교대 근무제 도입, 인력 4600여명 충원을 요구했다.
노조 내부에서도 무리한 요구라는 회의가 나왔다. 더구나 이번 파업은 대입 수시 논술 및 면접에 응시하는 수험생이 지방에서 상경하는 데 차질이 빚어져 국민적 비난을 받았다. 노조가 주장하는대로 3조 2교대 근무를 4조 2교대로 변경하면 근로시간이 현행 39시간에서 30시간으로 줄어든다. 서울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최범석씨는 "예전에는 노조의 활동을 지지했는데 그렇게 일을 하기 싫으면 그만두고 청년고용에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4000명을 추가고용하면 해마다 4000억원의 혈세가 투입된다. 2017년 이후 적자가 지속된 코레일은 파업기간 동안 하루 20억원씩 손해를 봤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900억원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사측이 주장하는 1865명 증원 시 연간 3000억원의 적자가 난다. 노조의 파업 찬성률도 53%에 그쳐 역대 두번째로 낮았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무리한 임금인상이나 고용증가는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노조는 새 고속철도 SR이 이른바 ‘흑자노선’인 강남 노선을 가져가 코레일 경영에 타격을 입혔다는 이유로 통합을 주장했다. 국토부는 KTX-SRT 통합 연구용역을 진행하다가 지난해 코레일 열차 안전사고 발생 이후 중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