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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KT 회장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당초 내부 인사가 유력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경찰이 황 회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KT는 이번주 최종 후보 선별 과정을 거친 후 다음주 회장후보심사위원회(심사위)에 명단을 넘길 계획이다. 김대유 KT 지배구조위원회(지배위) 위원장은 4일 “늦어도 다음주 중으로 심사위에 예비후보 명단을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배위가 심사위에 명단을 넘기면 이달말 이사회에서 최종 1인을 선출하고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동의를 거쳐 차기 KT 회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사실상 이달 중으로 차기 KT 회장이 판가름 나는 셈이다.

◆‘황 회장 검찰 송치’ 변수될까


차기 KT 회장 선출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4일 황창규 KT 회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지난 3일 “황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 기소의견으로 4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황 회장의 측근으로 함께 수사를 받았던 김인회 KT 경영기획부문장과 구현모 커스터머앤미디어 부문장은 송치하지 않았다.

경찰이 4일 황창규 KT 회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진=뉴시스

황 회장은 2014년 경영고문 위촉 과정에서 전직 정·관계 인사 14명을 경영고문으로 위촉하고 이들에게 약 20억원을 지급해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황 회장은 이들을 각종 로비에 동원했다.
황 회장의 검찰 송치는 차기 KT 회장 선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가운데 ‘황의 남자’로 분류되는 내부 인사들에게는 치명타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인물은 함께 경찰 수사를 받았던 구현모 사장이다. 구 사장은 황창규 회장 재임 초기 비서실장, 경영지원부문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황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만큼 차기 KT 회장 선임 과정 내내 회장후보 1순위로 지목됐다.

하지만 황 회장이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면서 유력 후보군에서 급격하게 멀어지는 모양새다. 천신만고 끝에 구 사장이 차기 회장에 오르더라도 안팎으로 적지 않은 비난을 받는 등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이 밖에 황 회장의 검찰 송치는 구 사장과 함께 내부인사로 거론된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과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임헌문 전 KT 매쓰 총괄사장에게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준형 전 장관(왼쪽)과 정동채 전 장관이 차기 KT 회장의 유력후보로 급부상했다. /사진=뉴시스

◆참여정부 장관 출신 유력후보 급부상
내부 인사가 고전하는 것과 달리 외부 인사로 평가받던 이들은 유력후보로 급부상했다. 특히 참여정부시절 장관을 지낸 인물인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장관과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 시선이 쏠린다.

노 전 장관은 참여정부 시절 ICT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한 것이 큰 장점으로 거론된다. 장관에 오르기 직전에도 초고속통신망구축기획과장·정보통신정책실 정보망과장 등을 거치면서 업계 이해도도 상당한 수준이다.

정 전 장관은 정치권과 KT 원로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정 전 장관은 광주 태생, 경희대 출신의 친정부 인사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과 KT OB(올드보이)들의 지지를 받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실제 정 전 장관은 2017년 5월 총리 후보로 거론됐으며 올 초에는 청와대 비서실장 후보로 지목되는 등 하마평이 끊이지 않는 인물이다.

하지만 두사람 모두 참여정부 시절 장관을 지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낙하산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KT는 2002년 민영화됐음에도 ‘오너 없는 회사’로 줄곧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은 정 전 장관을 원하지만 ICT 관련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이다. 반면 노 전 장관은 ICT 전문가라는 장점이 있지만 현 정권과 긴밀한 유대관계가 없는 것이 약점”이라며 “노 전 장관이 선임될 경우 정책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고 정 전 장관이 선임될 경우 전문성 측면에서 약점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